국고채 금리가 18일 장기물 중심으로 오르며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졌다. 미국 국채 금리와 국제유가 상승, 10년물 입찰 부담이 겹치면서 채권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전장보다 5.1bp 오른 연 3.847%였다. 10년물은 6.9bp 상승한 연 4.382%를 기록했다.
장기 금리 상승 폭이 중단기보다 커지면서 약세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났다. 약세 스티프닝은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크게 올라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현상이다.
국채선물도 하락했다. 3년 국채선물은 11틱 내린 103.13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4700여 계약을 순매도했고 은행은 약 1만1000여 계약을 순매수했다.
10년 국채선물은 60틱 하락한 105.07이었다. 금융투자는 약 3100계약을 팔았고 은행은 약 1500계약을 사들였다.
서울 채권시장은 연휴 동안 오른 미국 국채 금리를 뒤늦게 반영하며 약세로 출발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국내 시장이 반영하지 못한 14일과 17일에 걸쳐 3.40bp 올랐고,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7.90bp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가 성과 없이 만료되면서 브렌트유 10월물은 17일 전장보다 2.65% 오른 배럴당 90.87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종가가 9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 10년물 입찰도 수급상 약세 재료로 꼽혔다. 이날 10년물 입찰에서는 2조9710억원이 연 4.1415%에 낙찰됐다. 응찰액은 7조1560억원이었다.
정부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당초보다 발행 물량을 다소 줄였다. 입찰 경계감은 오전 장기물 약세를 키웠지만, 오후 들어 부담이 해소되면서 약세 폭은 일부 줄었다.
장중 강세를 보였던 증시가 소폭 약세로 돌아선 점도 채권 저가 매수 요인으로 거론됐다. 앞서 시장은 국고채 10년물 입찰과 미국 장기금리 흐름을 함께 점검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초장기물 금리 상승도 이어졌다. 국고채 20년물은 10.3bp 오른 연 4.661%, 30년물은 8.2bp 상승한 연 4.751%, 50년물은 8.1bp 오른 연 4.661%였다.
초장기물은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의 수요와 입찰 물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에도 30년물과 50년물 국고채 금리가 추가로 오른 흐름이 이어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유가가 오름세를 멈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증시도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유가와 증시 흐름이 채권시장 수급과 위험 선호를 함께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그간 서울 채권시장이 다소 강하다가 한 번에 약세 압력을 반영했다”며 “대외 금리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딜러는 “KDI가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수치를 얼마로 제시할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국내 금리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의 금융 여건을 살피는 보조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이날 국고채 금리 변화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