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에이치케이댑(HKDAP)이 보험료 결제와 무역금융 정산에 쓰이기 시작했다. 홍콩의 규제형 스테이블코인이 발행 발표를 넘어 실제 자금 흐름을 검증하는 단계로 들어간 것이다.
앵커포인트(Anchorpoint)는 12일 발표에서 에이치케이댑 1단계 베타 액세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기관 배포자, 기업 이용자, 전문투자자다.
소매 이용자 확대는 생태계 파트너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며 2026년 말 이른 시점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단계는 대중 결제수단 출시가 아니라 제한된 참여자를 상대로 한 기관 중심 롤아웃이다.
해시키(HashKey)는 14일 YF라이프(YF Life)와 에이치케이댑을 활용한 보험료 결제 검증을 마쳤다. 해시키는 실제 자금을 써 에이치케이댑 가입과 상환 절차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해시키는 전통 보험료 결제가 정산 확인까지 2~3영업일이 걸리는 반면, 온체인 결제는 거의 실시간 입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검증은 보험료 납부처럼 결제 주체와 자금 흐름이 분명한 업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작동하는지를 본 사례다.
17일에는 해시키와 원디그리(OneDegree)가 에이치케이댑 활용 범위를 상업보험료와 국경 간 사업 결제 정산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해시키 MENA는 홍콩달러, 미국 달러, 아랍에미리트 디르함(AED) 사이의 변환 축을 맡는다.
이 구조는 홍콩 내 보험료 결제와 중동 관련 사업 정산을 같은 스테이블코인 흐름 안에서 시험하는 방식이다. 홍콩달러 기반 토큰을 단순 보유 자산이 아니라 결제·상환·정산 절차에 붙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역금융 쪽에서는 Unloq가 13일 홍콩에서 에이치케이댑을 쓴 첫 무역금융 거래를 완료했다. 에이치케이댑은 이 거래에서 매출채권 금융 절차 안의 정산 수단으로 쓰였다.
본지는 앞서 에이치케이댑이 홍콩 무역금융 결제에 쓰인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이번 거래는 스마트계약 기반 기록, 무역 자산, 규제형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기존 기업 금융 절차에 연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사례로 풀이된다.
홍콩과 아랍에미리트의 교역 규모도 적용처를 설명하는 배경이다. 아랍에미리트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홍콩과 아랍에미리트의 연간 교역액은 489억5,000만 달러(약 69조2,893억원)였다.
아랍에미리트는 홍콩의 중동 최대 교역 상대다. 홍콩 안의 보험료 결제와 중동 관련 사업 정산을 함께 시험하는 것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이 지역 간 기업 금융에 붙을 수 있는지를 보는 과정이다.
규제 배경도 분명하다. 홍콩금융관리국은 4월 앵커포인트와 HSBC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내줬고, 홍콩 정부는 6월 입법회 답변에서 초기 신청 36건 가운데 2곳만 허가됐다고 밝혔다.
에이치케이댑은 이 틀 안에서 먼저 기관 중심으로 배포되는 홍콩달러 스테이블코인이다. 앵커포인트와 해시키의 기관 대상 유통 시작 이후 보험과 무역금융으로 검증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다만 에이치케이댑을 둘러싼 논의가 모두 결제 효율로만 흐르지는 않는다. 홍콩금융관리국과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8월 스테이블코인 관련 발표, 보도,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주가 급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 참가자에게 책임 있는 공시와 발언을 요구했다.
본지도 앞서 에이치케이댑 스마트계약 고객확인 리스크가 제기된 사안을 다룬 바 있다. 현재 에이치케이댑은 기관과 전문투자자 중심의 제한적 사용 단계이며, 보험료 결제와 무역금융 정산, 중동 관련 사업 결제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