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9월 1일부터 3개월간 원유 수출 창구를 넓히는 임시 체계를 추진하면서 중동 원유 물류의 경로 다변화가 다시 부각됐다. 이번 조치는 새 증산보다 남부 항만에 집중된 수출 병목을 줄이려는 성격이 강하다.
크립토브리핑은 이라크 내각이 9월 1일부터 3개월짜리 원유 수출 메커니즘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전문 국제·현지 기업망을 활용해 원유 수출을 운영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라크 정부의 공개 영문 자료에서 같은 문구가 그대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공식 자료로 확인되는 방향은 수출 경로 다변화다. 이라크 내각은 7월 26일 바스라오일(Basra Oil Company)에 시리아 에너지부와 원유 수출 파이프라인 양해각서를 체결할 권한을 줬다. 해당 구상은 이라크 원유 생산지를 지중해를 통한 글로벌 수출시장과 연결하는 내용이다.
이라크 내각은 같은 결정에서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티아이캐피털(TI Capital), 노바터(NovaTerr) 컨소시엄과 아카스 유전 관련 협의를 시작하도록 승인했다. 3개월 임시 체계가 별도 수출 물량을 확정했다기보다, 이미 진행 중인 대체 경로 논의와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라크와 튀르키예는 8월 1일 키르쿠크에서 튀르키예 제이한항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 수출 확대 합의도 맺었다. AP는 바셈 모하메드 쿠다이르 알아바디(Bassem Mohammed Khudair al-Abadi) 이라크 석유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 합의가 1년간 유지되며, 하루 최소 75만 배럴의 이라크산 원유를 파이프라인으로 보내는 내용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흐름의 출발점은 이라크 원유 수출 구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이라크의 해상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320만 배럴을 넘었고 전량이 남부 페르시아만 터미널에서 나갔다. 이 중 72%는 아시아로 향했다.
남부 항만 의존은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맞물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과 중동 정세가 유가 불안을 키웠던 흐름은 이미 국제 원유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 왔다. 이라크 입장에서는 수출 경로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운송 차질과 보험료 부담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S&P글로벌(S&P Global)은 이라크 석유부가 시리아 바니야스항과 튀르키예 제이한항으로 이어지는 새 수출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해당 보도에서 두 파이프라인의 잠재 처리 능력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체 경로가 정책 방향으로 제시됐더라도 실제 물량 효과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운임 부담도 변수로 거론된다. 로이터 보도를 실은 마켓스크리너(MarketScreener)는 8월 7일 이라크산 원유를 싣는 초대형 유조선 용선료가 2300만~2500만 달러(약 325억~354억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항행 물동량이 전쟁 전 평균보다 낮다는 설명도 함께 나왔다.
원유 수출에서 경로 다변화는 곧바로 공급 증가를 뜻하지 않는다. 수출항과 파이프라인이 늘어도 실제 선적량은 계약 상대, 배정 물량, 처리 능력, 보험료, 운임, 안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생산지에서 항만까지 이어지는 내륙 구간과 항만 적재 능력도 병목이 될 수 있다.
이라크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틀 안에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OPEC은 8월 2일 이라크를 포함한 7개 OPEC+ 회원국이 2026년 9월부터 하루 18만8000배럴 규모의 생산 조정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출 창구 확대를 증산 확정으로 읽기 어려운 이유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수입국에는 이라크의 수출 경로 변화가 원유 조달 구조와 운송 리스크를 함께 살펴볼 사안이 된다. 이라크 원유의 아시아 비중이 큰 만큼, 남부 페르시아만 터미널 외 경로가 실제로 작동하면 선적 일정과 물류 비용을 보는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확인된 것은 정책 방향과 일부 합의다. 9월 1일 임시 체계가 가동되더라도 세부 계약 상대, 배정 물량, 연장 조건은 별도 발표나 선적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수출량 변화는 시행 이후 공식 발표와 선박 추적 자료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중동 원유 시장에서 생산량보다 물류 경로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사례다. 확인된 일정은 9월 1일 임시 체계 가동과 8월 1일 체결된 이라크·튀르키예 1년 합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