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6년 2분기 합산 영업이익 150조426억원을 기록하면서 AI 메모리 호황의 성과를 어디에 배분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커지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와 임직원 성과급, 협력사·하청 근로자 배분, 재투자 판단이 한꺼번에 맞물린 흐름이다.
삼성전자는 7월 30일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사업은 AI 서버 수요와 가격 상승 흐름 속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SK하이닉스도 7월 29일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 순이익 93조9226억원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을 합치면 150조426억원에 이른다.
논점은 실적 자체보다 현금의 쓰임새로 옮겨갔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수요로 현금을 빠르게 쌓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더 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는 두 회사의 연말 순현금 합계가 2630억 달러(약 366조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SK하이닉스는 먼저 환원안을 내놨다. 회사는 8월 19일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초과를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다.
기존 정책은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내 환원과 주당 1500원 고정배당이 골자였다. 이번 결정으로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기준은 ‘50% 이내’에서 ‘50% 초과’로 바뀌었다. 본지는 앞서 SK하이닉스의 40조원 자사주 소각이 AI 성과 검증대로 옮겨갔다고 보도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필요한 지출을 뺀 뒤 남는 현금이다. 배당, 자사주 매입, 차입금 상환, 추가 투자 재원으로 쓰일 수 있어 호황기 기업의 자본 배분 능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삼성전자는 아직 추가 자사주 매입 규모와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7월 23일 공시에서 2026년 경영 성과에 따른 주식보상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일정과 규모 등 구체적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월 공시에서 2026년 시설·연구개발 투자로 110조원 이상을 계획했다고 적었다. 2024~2025년에는 현금배당 20조9000억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8조4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분배 논의는 노동 이슈로도 번졌다. 연합뉴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임금·성과급 합의에 대해 소액주주 단체가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고 전했다. 해당 단체는 삼성전자 성과급 비율 10.5%, SK하이닉스 10%를 문제 삼았다.
이 사안은 혐의 제기 단계다. 수사나 사법 판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AI 메모리 호황으로 커진 이익이 주주와 임직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갈등을 보여준다.
정책 논란도 이어졌다. 한국일보는 미국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 일부를 요구했다는 업계 소식을 전했다. 산업통상부는 7월 19일 설명자료에서 통상교섭본부장과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 면담을 포함해 USTR과 국내 반도체 기업 이익 공유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SK하이닉스의 환원안 발표 뒤 빠르게 나타났다. 아주프레스(Aju Press)는 8월 20일 장중 기사에서 SK하이닉스가 6.1%, 삼성전자가 3.0% 상승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장 마감 기사에서는 SK하이닉스가 12.73%, 코스피가 5.89% 올랐다고 보도했다.
다만 특정일의 주가 반응은 향후 흐름을 보장하지 않는다. AI 메모리 수요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투자심리에 반영됐지만, 설비투자 부담과 성과급 논란, 정책 변수는 함께 남아 있다. 다음 실적 시즌에는 AI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확인 지표로 꼽힌다.
현재 확인된 차이는 분명하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고, 삼성전자는 7월 23일 공시 기준으로 추가 자사주 매입의 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않았다. AI 메모리 호황이 만든 현금은 두 회사의 투자, 보상, 환원 정책을 가르는 기준점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