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범죄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례가 1년 사이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기 범죄가 증가세를 주도했고, 해커들은 취약점 분석과 사회공학 공격, 침투 과정에 AI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엠 랩스(TRM Labs)는 최신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범죄의 AI 활용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AI가 새로운 범죄 유형을 만들었다기보다 기존 범죄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공격 규모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변화가 가장 뚜렷한 분야는 사기다. 공격자는 AI로 피해자별 메시지를 빠르게 만들고, 피싱 문구를 다듬고, 신뢰를 얻기 위한 가짜 신원과 대화 흐름을 설계한다. 투자 사기나 사칭 사기처럼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 핵심인 범죄에서 AI가 반복 작업을 줄이는 도구로 쓰이는 구조다.
해킹 영역에서도 AI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TRM 랩스는 해커들이 취약점 분석, 사회공학 공격, 침투 과정에서 AI를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계약 자체의 결함뿐 아니라 키 관리, 지갑 접근 권한, 내부 운영 절차 같은 취약 지점을 찾는 데도 기술이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2026년 상반기 디지털자산 해킹 사건은 201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실의 약 75%는 전체 사건의 4%에서 발생했다. 북한 연계 활동에 따른 손실은 약 6억 달러(약 8370억원)로, 상반기 손실의 61%를 차지했다.
이 흐름은 본지가 앞서 전한 [북한 IT 위장취업과 가상자산 채용 보안 문제](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0526)와도 맞닿아 있다. 당시에는 북한 연계 해킹과 위장 취업 문제가 가상자산 업계의 채용·권한 관리 위험으로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는 여기에 AI 활용이라는 공격 방식의 변화를 더한 셈이다.
다만 AI 활용 증가가 곧바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가격 변수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확인된 범위는 범죄 수법과 보안 위험의 변화다. 거래소와 프로젝트, 지갑 사업자는 코드 취약점뿐 아니라 채용, 권한, 내부 승인 절차까지 함께 점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