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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93.86달러, 이란 제재 예고에도 제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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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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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예고 뒤 브렌트유는 배럴당 93.86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86.99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은 새 발언보다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를 더 크게 반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운반선 전경 / TokenPost.ai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운반선 전경 / TokenPost.ai

브렌트유가 21일 배럴당 93.86달러에 거래됐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 예고 뒤 추가 충격은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시장은 새 제재 발언보다 이미 진행된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을 먼저 가격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6.99달러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브렌트유가 6% 넘게, WTI가 5% 넘게 올랐다. 가격은 상승권을 유지했지만 제재 예고만으로 원유 시장이 다시 급변한 모습은 아니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베센트 장관은 세부 내용을 8월 24일 설명하겠다고 밝혔고, 중국에는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협력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국면의 핵심은 제재 문구보다 실제 물량이다. 이란산 원유의 중국향 오퍼는 줄었고, 케이플러(Kpler) 선박 추적 데이터에서는 7월 중순 이후 이란산 원유를 실은 수퍼탱커의 가시적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잡히지 않았다. 다만 선박이 위치 신호를 끄면 추적망에서 빠질 수 있어 물동량 추정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6월 22일 Iran General License X를 발급해 이란산 원유·석유제품의 생산·운송·판매를 8월 21일까지 허용했다. 해당 일반면허가 만료되면서 이란 원유의 법적 유통 경로도 좁아졌다. 제재 집행과 해상 운송 제한이 동시에 가격 판단에 작용한 셈이다.

OFAC 일반면허는 미국 제재 체계 안에서 특정 거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장치다. 면허가 유효한 동안에는 정해진 조건 안에서 일부 거래가 가능하지만, 만료 뒤에는 같은 거래라도 제재 위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원유 시장에서는 이런 법적 통로의 변화가 실물 공급 전망과 함께 반영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상 주요 수송로의 통항이 제한되면 실제 공급 감소가 발생하기 전부터 운임과 보험료, 공급 차질 위험이 가격에 붙는다. 이번에도 시장은 제재 발표 자체보다 해협 통항 흐름과 선적 감소 여부를 더 민감하게 봤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6월 18일 웹사이트 글에서 원유 시장이 이미 상당한 가격 변동을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제롬 도트먼스(Jerome Dortmans) 골드만삭스 글로벌 뱅킹 앤드 마켓 공동 글로벌 원유·제품 트레이딩 대표는 “가격 움직임의 상당 부분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브렌트유는 배럴당 약 76달러 수준이었다.

골드만삭스의 3월 3일 분석도 같은 축을 짚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의 정도와 기간에 따라 유가 위험 프리미엄이 배럴당 1~15달러 범위에서 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면 폐쇄와 부분 제한, 예비 송유관 활용, 전략비축유 방출 여부가 가격 충격의 폭을 가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중국 변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중국이 2025년 케이플러 데이터 기준 이란 해상 원유의 80% 이상을 사들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제재와 압박으로는 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고, 중국 독립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를 줄이고 브라질·이라크산 원유를 살피는 움직임도 전해졌다.

정유사 입장에서는 할인된 이란산 원유 접근성이 줄어들면 대체 물량 확보와 운송 비용이 부담으로 돌아온다. 반대로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입원을 압박해 자금 조달 통로를 좁히려 한다. 중국의 협조 여부와 실제 제재 집행 강도가 원유 수급의 다음 기준점이 되는 이유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 사안은 원유 가격 자체보다 거시 변수로 의미가 있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면 인플레이션 기대와 금리, 달러 흐름을 통해 위험자산 가격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사안을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가격 방향으로 곧장 연결하기는 어렵다. 확인된 사실은 새 제재의 구체적 타깃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시장이 정치적 발표보다 실제 공급 차질을 더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유와 위험자산의 연결은 금리와 달러, 인플레이션 기대를 거쳐 나타나는 간접 경로에 가깝다.

베센트 장관은 8월 24일 제재 세부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실제 대상과 집행 강도는 그 발표 이후 확인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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