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AMZN)이 에코(Echo), 파이어 TV(Fire TV), 킨들(Kindle), eero 등 자체 소비자 기기 가격을 한꺼번에 올렸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와 저장장치 부품 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빅테크의 비용 부담이 일반 전자제품 가격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포춘(Fortune)은 아마존이 한국시간 22일 밤사이 여러 하드웨어 제품 가격을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기본 에코닷은 49.99달러(약 7만원)에서 79.99달러(약 11만2000원)로 올랐고, 에코 쇼 11은 219.99달러(약 30만7000원)에서 249.99달러(약 34만9000원)로 인상됐다.
킨들 제품군도 가격이 뛰었다. 16GB 킨들은 109.99달러(약 15만3000원)에서 149.99달러(약 20만9000원)로, 16GB 킨들 페이퍼화이트는 159.99달러(약 22만3000원)에서 199.99달러(약 27만9000원)로 조정됐다.
파이어 TV 제품군에서는 파이어 TV 스틱 HD가 34.99달러(약 4만9000원)에서 39.99달러(약 5만6000원)로 올랐다. 파이어 TV 스틱 4K 맥스는 59.99달러(약 8만4000원)에서 84.99달러(약 11만9000원)로 인상됐다.
eero 무선 메시 네트워크 시스템도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eero 7은 349.99달러(약 48만8000원)에서 399.99달러(약 55만8000원)로, eero Pro 7은 699.99달러(약 97만6000원)에서 799.99달러(약 111만6000원)로 바뀌었다. 링(Ring) 제품 가격은 이번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존 대변인은 포춘에 “소비자 전자업계가 메모리와 저장장치 부품 비용의 상당한 증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비용 상승분을 가능한 한 흡수해 왔지만 최근 제품군 전반의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연중 제품군 전반에서 프로모션을 제공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다. 가격 인상과 할인 행사를 병행해 기본 판매가를 올리되 소비자 체감 부담을 일부 낮추려는 방식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정은 아마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애플(Apple·$AAPL)은 6월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리며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메모리·저장장치 비용 상승을 이유로 들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MSFT)도 콘솔 가격을 조정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마이크로소프트가 8월 1일부터 엑스박스(Xbox) 콘솔 가격을 모델별로 100~150달러(약 14만~21만원) 올리고 2TB 모델 판매를 중단한다고 전했다.
메모리와 저장장치는 스마트스피커, 전자책 단말기, 스트리밍 기기, 게임기, PC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 수요가 늘면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저장장치와 범용 메모리 공급에도 압력이 생기고, 제조사는 같은 부품을 쓰는 소비자 기기 가격을 다시 계산하게 된다.
아마존의 가격 인상은 회사의 AI 투자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아마존은 7월 30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AWS 매출이 422억 달러(약 58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309억 달러(약 43조1000억원)보다 37% 늘었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Andy Jassy) 아마존 최고경영자는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를 2000억 달러(약 279조원)에서 2200억 달러(약 306조9000억원)로 높였다. 포춘은 이 조정 배경에 메모리 비용 상승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운영한다. AI 서비스 수요가 커질수록 서버, 네트워크, 전력, 냉각 장비와 함께 메모리 조달 비용이 커지는 구조다.
본지도 앞서 AI 인프라 약정이 빅테크의 장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번 소비자 기기 가격 조정은 그 부담이 클라우드 설비투자에 머물지 않고 하드웨어 가격으로 옮겨가는 사례다.
한국 소비자에게는 미국 내 가격 조정이 곧바로 국내 판매가로 이어질지보다 비용 전가의 방향이 더 중요하다. 에코와 파이어 TV, 킨들, eero는 국내 정식 유통 비중이 제한적이지만, 같은 부품을 쓰는 PC·태블릿·게임기·네트워크 장비에는 메모리 가격 압력이 공통으로 작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