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BTC)의 약 6%에 이른 가운데, 그레이스케일이 지캐시(ZEC)의 상대적 성장 여력을 가늠하는 비교 기준으로 리플을 제시했다.
그레이스케일은 9월 29일 분석에서 지캐시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 대비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 0.1% 미만에서 2026년 9월 28일 기준 약 1.5%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Artemis 데이터를 활용한 30일 평균 기준이다.
여기서 1.5%는 지캐시가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니다. 지캐시의 시가총액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과 비교한 상대 수치다.
그레이스케일은 과거 사례로 2017~2018년 시장 사이클 당시 리플,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 대시(DASH)의 시가총액이 각각 비트코인의 최소 3%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지캐시의 현재 비중이 이들 사례보다 낮다는 점이 비교의 근거가 됐다.
잭 판들(Zach Pandl) 그레이스케일 리서치 책임자는 “비트코인은 이 부문의 왕”이라며 지캐시가 경쟁 자산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프라이버시 기능을 계속 제공한다면 추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프라이버시 기능의 경쟁력이 유지된다는 조건이 붙은 전망이다.
지캐시는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작업증명 방식을 사용하며 최대 공급량은 2100만개다. 두 자산은 공급 구조와 채굴 방식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지캐시는 거래 정보를 숨길 수 있는 선택형 프라이버시 기능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지캐시의 프라이버시 기능에는 영지식 증명이 활용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송신자와 수신자, 거래 금액을 공개하지 않는 차폐 거래를 선택할 수 있으며, 투명 주소를 사용하면 거래 내역이 공개된다.
그레이스케일은 7월 공개한 디지털 통화 부문 자료에서 비트코인을 핵심 자산으로, 리플·지캐시·라이트코인·비트코인캐시를 위성 자산으로 분류했다. 2026년 5월 기준 자료에서는 리플의 시가총액이 해당 부문 지수의 약 5.1%, 지캐시는 약 0.6%로 제시됐다.
다만 7월 자료와 9월 분석은 기준일과 산출 방식이 다르다. 9월 분석은 Artemis 데이터를 활용한 30일 평균과 9월 28일 기준 수치를 사용한 반면, 7월 자료는 2026년 5월 기준 수치를 제시했다.
지캐시의 프라이버시 기능이 실제로 얼마나 사용되는지는 별도 지표로 확인된다. 더블록은 9월 23일 약 500만개의 지캐시가 차폐 풀에 예치돼 전체 공급량의 약 23%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캐시는 2026년 들어 시장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포춘은 9월 23일 지캐시가 1600달러를 잠시 넘어 10년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으며, 데이비드 로언트(David Lawant) 앵커리지디지털 리서치 책임자는 지캐시가 시가총액 기준 80위권 밖에서 10위권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다만 지캐시의 가격 상승 배경을 프라이버시 수요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숏 포지션 청산, ETF 접근성, 공급 감소 가능성 등이 거론됐지만, 이 같은 해석은 공식 데이터로 확정된 내용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채굴 수익성도 비교 대상에 포함됐다. 그레이스케일은 9월 11일 특정 가정 아래 지캐시 채굴 장비 한 대의 채굴 매출이 비트코인보다 약 2배일 수 있다고 추정했지만, 이는 전기료와 장비비·운영비를 제외한 매출 기준이다.
따라서 해당 수치는 채굴자의 실제 순이익이나 지캐시의 가격 목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레이스케일의 분석도 리플과 과거 경쟁 자산의 상대 시가총액, 지캐시의 프라이버시 기능, 차폐 풀 이용량을 비교한 자료다.
국내 투자자가 이 수치를 해석할 때도 전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과 비트코인 대비 상대 시가총액을 구분해야 한다. 지캐시의 추가 시장 점유율 확보 가능성은 프라이버시 기능의 경쟁력과 실제 이용량, 거래소 접근성, 규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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