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 동안 시 예산과 각종 기금을 맡아 운용할 시금고 은행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지방자치단체의 시금고는 세입과 세출을 실제로 집행하는 핵심 창구인 만큼, 이번 공모는 단순한 은행 선정이 아니라 대규모 공공자금의 관리 방식과 시민 금융 편의, 지역사회 협력 수준을 함께 가르는 절차로 볼 수 있다.
인천시는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제1금고와 제2금고 지정 신청서를 받는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제1금고는 신한은행, 제2금고는 농협은행이 맡고 있다. 제1금고는 일반회계와 공기업특별회계, 각종 기금을 포함해 연간 15조원 규모 자금을 관리하고, 제2금고는 기타 특별회계를 중심으로 연간 2조원 규모를 담당한다. 두 은행은 4년마다 이뤄지는 공모를 거쳐 2007년부터 올해까지 20년째 각각 같은 금고를 운영해왔다.
이번 선정은 점수 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점 100점 가운데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이 25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시민이용 편리성과 금고업무 관리능력이 각각 24점씩 반영된다. 이어 인천시에 적용할 대출 및 예금금리가 18점, 지역사회 기여와 시와의 협력사업이 7점, 기타 항목이 2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시금고를 고를 때는 단순히 금리를 많이 주는 은행보다 자금 사고 가능성이 낮고, 세입·세출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는 뜻이다.
인천시는 제1금고와 제2금고를 따로 평가해 각 금고별 최고 득점 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같은 금융기관이 두 금고에서 모두 1위를 하더라도 제2금고는 신청 기관 가운데 다음 순위 은행에 맡기기로 했다. 시 자금 운용을 한 기관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않도록 분산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시는 8월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대강당에서 금융기관 대상 설명회를 열고, 8월 14일부터 27일까지 최근 4년간 시 결산서와 예산서 등 관련 서류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후 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4년간 인천시 제1·2금고를 운영하게 된다.
시금고 선정은 겉으로는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은행권의 공공금융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대규모 공공자금을 맡으면 안정적인 예수금(은행이 맡아 관리하는 돈)을 확보할 수 있고, 지방정부와의 협력사업 확대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금리 조건뿐 아니라 전산 시스템, 민원 처리, 지역 기여도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해 평가 기준이 점점 세분화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지방정부가 시금고를 선정할 때 안정성과 시민 편의, 지역 환원 효과를 함께 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