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7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모두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상승 속도는 6월보다 눈에 띄게 둔화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가격 압력이 남아 있었지만, 소비자 단계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폭이 줄어든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 올랐다. 이는 47개월 만의 최고치였던 6월 상승률 4.1%보다 낮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3.8%도 밑돈 수치다. 중국의 월간 PPI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2년 10월 이후 3년 넘게 하락 흐름을 이어가다가 올해 3월 0.5% 상승으로 반등했고, 이후 5월 3.9%, 6월 4.1%까지 오름폭을 키웠다. 다만 7월에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도 고점 부담이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생산자물가를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와 원자재 관련 분야의 강세가 여전히 두드러졌다. 석유·천연가스 채굴업은 3.2%, 석유·석탄·기타연료 가공업은 8.2%,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은 9.1% 상승했다. 석탄 채굴·세광·선광업은 27.1%, 비철금속 채굴·선광업은 22.6%, 비철금속 제련·압연 가공업은 20.2% 올라 원자재 가격 부담이 생산 현장에 계속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전력 및 열에너지 생산·공급업, 자동차 제조업, 비금속 광물 제조업, 의약 제조업, 주류·음료·정제차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2.3~5.7% 하락해 업종별 온도 차도 뚜렷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0.8%와 6월 상승률 1.0%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 CPI는 디플레이션 우려 속에 지난해 3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10월 0.2% 상승으로 돌아선 뒤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7월 CPI 상승세가 완만해진 가장 큰 이유로 휘발유 가격을 들었다. 휘발유 가격은 1.0% 올랐지만 상승폭이 전월보다 16%포인트 줄었고, CPI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0.45%포인트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에너지를 제외한 산업 소비재 물가도 1.5%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6월보다 0.2%포인트 축소됐다.
세부 품목을 보면 소비 흐름은 엇갈렸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컴퓨터는 17.4%, 태블릿은 17.2%, 휴대폰은 8.5% 올라 정보기술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돼지고기는 13.3% 내렸고, 신선 채소·과일·곡물·식용유·유제품도 0.3~1.5% 하락해 식품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의료 4.3%, 가사 1.3%, 외식 1.0%, 교육 0.6% 상승으로 생활 서비스 비용이 꾸준히 오르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국 물가가 에너지와 원자재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되, 내수 회복 강도와 식품 가격 안정 여부에 따라 전체 상승폭은 제한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