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산자물가 둔화로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됐지만, AI 관련 물가 압력과 일본·유럽·중동 변수는 여전히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연간 상승률은 4.7%로 전월 5.5%와 예상치 4.9%를 모두 밑돌았다. 월간 상승률은 0.0%로 전월 -0.1%보다 높아졌지만 예상치 0.2%에는 못 미쳤다. 근원 PPI 연간 상승률은 4.2%로 전월 4.7%에서 둔화하며 예상치에 부합했고, 월간 상승률은 0.2%로 전월 0.4%와 예상치 0.3%를 하회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3.1%, 식품 가격은 0.9% 하락하며 물가 둔화에 기여했다.
미국 물가와 연준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PPI에서도 상승세 둔화가 확인되면서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초기 에너지 충격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를 반영해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는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을 60.1%에서 65.6%로 높였다. 다만 12월에는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78.6%로 반영했다.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부문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됐다. 전자부품 및 액세서리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8%, 컴퓨터 및 컴퓨터 장비 가격은 9.8% 급등했다. 리치몬드 연은의 토머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떨어질 경우 금리인상 필요성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데이터도 고용 여건이 취약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는 전일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8월 첫째 주 신규실업급여 청구는 20만9000건으로 전월 20만건과 예상치 20만2000건을 웃돌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청구 건수가 크게 늘지 않아 고용 여건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국제금융시장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상승했고 달러화와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는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9월 금리동결 기대를 반영해 7799.0으로 0.65% 올랐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미국과 이란의 교착 상태 지속 등을 반영하며 659.24로 0.04% 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만8309로 1.16%, 한국 KOSPI는 6813.3으로 3.56% 상승했다.
달러화지수는 주요 국채금리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약화 속에 99.97로 0.05% 내렸다. 유로화는 1.1528달러로 0.02% 강보합을 보였고, 엔화 가치는 159.50엔으로 0.05% 하락했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1421.2원으로 서울 오후 3시30분 대비 1.85원 올랐다. 1개월 NDF는 스왑포인트 -0.6원을 반영해 1418.5원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금리인상 전망 후퇴를 반영해 4.64%로 5bp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시장의 영향을 받아 3.13%로 3bp 내렸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89%로 3bp 상승했다. 한국 CDS는 22bp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위험지표인 VIX는 14.63으로 0.55% 올랐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87.07달러로 2.15% 하락했다. 금 가격은 4350.4달러로 1.31% 내렸다. 보고서는 금융시장 주요 지표로 S&P500과 KOSPI, 미국·한국 10년물 국채금리,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브렌트유와 유럽 천연가스, VIX와 EMBI+, 달러-원 스왑베이시스와 한국 CDS를 제시했다.
국가별 동향
미국 백악관은 중국산 제품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거치는 불법 환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무역제조업정책국은 ‘거대한 환적 사기’ 보고서에서 2018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고율관세 회피를 위해 우회 수출을 조직적으로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유럽연합, 일본 등과 함께 불법 환적 위험 1유형에 포함됐다. 이 유형은 중국과의 연계 물량이 많고 산업 기반이 다각화돼 있으며 대미 수출 플랫폼이 발달한 국가를 뜻한다.
이란의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통제 주장이 거짓 정보라고 반박했다. 이란군 인사들도 호르무즈가 여전히 이란 통제 아래 있다고 밝혔다. 피트 해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무기 부족 우려와 관련해 대이란 해상 봉쇄를 위한 무기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기업 아람코의 정유소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주요 무기와 탄약 재고 고갈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약세 방어를 위한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FIMA까지 포함하면 1조달러의 자금 동원이 가능해 향후 2~3회의 추가 개입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엔화의 강세 반전은 어렵다고 봤다.
영국 2분기 GDP 증가율은 1.2%로 전기 0.9%와 예상치 1.1%를 웃돌았다. 폭염에도 월드컵 특수에 따른 소비 증가가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향후에는 고물가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은 스톡스600 기업의 2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4% 늘어날 것으로 평가했다. 수요는 대체로 부진했지만 에너지와 소재 기업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본 7월 기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에 해당하는 기업물가 상승률은 전월 7.3%와 예상치 7.4%를 밑돌았지만 두 달 연속 7%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9월을 시작으로 연내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닛케이).
경제지표와 해외시각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현지시각 8월 15일 미국 7월 소매판매와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예정돼 있다. AI발 물가상승 압력은 일부 지표에서 관측되고 있지만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로이터). PCE 물가지수에서 소프트웨어와 관련 액세서리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그치고, 소비자물가지수에서도 정보기술과 하드웨어 등의 비중은 2% 미만이다. 낮은 실업률과 일부 산업의 고용 증가를 감안하면 AI가 구조적으로 일자리 감소를 유도한다는 명확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평가됐다.
주요 중앙은행은 팬데믹과 중동전쟁 등 빈번한 공급충격으로 정책 딜레마에 직면했다(파이낸셜타임스). 1990년대 이후 2010년대까지는 금리 인상과 인하라는 단순 조치로 물가 대응이 가능했지만, 공급충격이 이어지며 한계가 드러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빈번한 공급충격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동시에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상승은 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불안 등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됐다.
유럽 증시는 최근 호황에도 첨단기업 부족과 역내 경기 부진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블룸버그).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연초 이후 12% 상승했지만,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은 주로 전통 산업에 속했고 AI 관련 첨단 기업은 많지 않았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등으로 기업의 해외 사업도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 AI 산업은 저가 경쟁 탓에 가격 인상과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본의 엔화 매입은 환율 안정 외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이코노미스트). 일본은행은 최근 엔화 방어를 위해 약 95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를 매도했으며, 외환보유액 상당 부분이 달러당 100엔 미만 시기에 매입된 점을 고려하면 최대 360억달러의 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 엔화 강세는 공공부문의 엔화 표시 부채 부담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수입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배드뱅크의 부실화까지 초래하고 있으며, 금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화 약세, 지정학 불안 등이 배경으로 제시됐다(이코노미스트·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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