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AAPL)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hangXin Memory Technologies·CXMT)에 모바일 D램 가격 인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일반 D램 공급을 압박하면서 모바일 제품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는 흐름이다.
블록비츠(BlockBeats)는 5일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과 스마트 기기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CXMT와 LPDDR5X 등 모바일 D램 공급 가격을 협상했다고 전했다. CXMT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견줄 만하거나 더 높은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배경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장기 계약과 높은 가격을 제시해 CXMT의 생산능력을 선점하면서 애플 물량을 낮은 단가에 확보할 유인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애플이 CXMT 제품을 실제 대량 공급 물량으로 채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별 계약 조건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장기 계약 규모도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5월 14일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LPDDR4X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보다 70~75%, LPDDR5X는 78~83%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LPDDR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저전력 D램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비교적 공격적인 일괄 인상 전략을 쓰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사별 전략에는 차이가 있지만 모바일 D램 가격의 상승 방향은 같다는 의미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도 공급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으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7월 25일 브로드컴(Broadcom)과 메모리·파운드리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를 발표했다. 양사는 2030년까지 5년간 2000억 달러(약 278조원) 이상 규모의 협력을 예상했으며, 브로드컴의 차세대 AI 가속기를 지원하는 HBM 공급도 협력 범위에 포함했다.
SK하이닉스는 6월 18일 12단 HBM4E 샘플을 주요 고객에게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HBM4E는 AI용 차세대 D램으로, 회사는 양산 시점에 맞춰 파트너와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 정치권은 자국 기업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존 물레나(John Moolenaar) 미국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George Whitesides) 의원은 7월 16일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중국산 메모리 칩 구매를 허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angtze Memory Technologies·YMTC)를 제재 명단 검토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에서 중국산 D램과 HBM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애플의 중국산 D램 검토에는 원가 절감뿐 아니라 공급망과 지정학적 위험이 함께 얽혀 있다. 한국 메모리 업체에는 일반 D램 가격 상승과 HBM 수요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이지만, 이번 협상 보도가 실적이나 주가에 미칠 영향은 판단하기 어렵다.
CXMT는 암호화폐가 아닌 중국 D램 업체지만 관련 파생상품은 크립토 시장에서도 거래된다. 본지는 앞서 하이퍼리퀴드의 CXMT 무기한선물에서 대형 숏 주소가 미실현 손실과 자금조달비용을 기록한 상황을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