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Cadence Design Systems·$CDNS)가 AI 반도체 설계 수요를 바탕으로 2026년 실적 전망을 높였지만, 주가는 52주 고점보다 24.04%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케이던스는 7월 27일 2026년 2분기 매출이 15억8400만 달러(약 2조2404억원)로 전년 동기 12억7500만 달러(약 1조8029억원)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비GAAP 기준 희석 주당순이익은 2.11달러였다.
분기 말 수주잔고는 81억 달러(약 11조4534억원)였다. 향후 12개월 안에 매출로 인식될 잔여 이행의무는 42억 달러(약 5조9388억원)로 제시됐다.
아니루드 데브간(Anirudh Devgan) 케이던스 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에서 “2분기는 Design for AI와 AI for Design 양쪽에서 AI 기반 솔루션 수요가 가속하며 광범위한 강세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AI 칩 설계 수요가 회사 실적의 핵심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케이던스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다. 칩과 전자 시스템을 설계·검증하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AI 인프라 논의가 GPU와 데이터센터에 집중되는 사이 설계 도구 기업도 공급망의 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회사는 같은 발표에서 2026년 연간 매출 전망을 62억6000만~63억4000만 달러(약 8조8516억~8조9648억원)로 올렸다. 비GAAP 주당순이익 전망은 8.05~8.15달러로 제시했다.
로이터는 케이던스가 AI 기반 칩·시스템 설계 소프트웨어 수요를 근거로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실적 발표 직후 일부 보도에서는 시간외 주가 상승 폭이 3.51% 또는 5% 이상으로 엇갈리게 전해졌다.
다만 ‘저평가’ 논점은 회사의 공식 가이던스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루포커스(GuruFocus)는 GF Value 모델에서 7월 말 기준 케이던스의 공정가치를 382.09달러, 당시 주가를 338.61달러로 잡아 11.4% 괴리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외부 밸류에이션 모델의 계산이지 케이던스가 자사 주식의 저평가를 공식 발표한 내용은 아니다.
시장 가격은 실적 발표 이후에도 흔들렸다. 마켓워치는 케이던스가 한국시간 8월 19일 새벽 316.52달러에 마감해 52주 고점 416.69달러보다 24.04% 낮았다고 전했다.
7월 중순에는 오픈소스 EDA와 AI 기반 설계 자동화가 장기적으로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자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AI가 설계 복잡도를 높여 EDA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와, 자동화 기술이 기존 고가 소프트웨어의 가격 결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시각이 함께 나온 것이다.
전자설계자동화는 반도체 회로 설계, 검증, 시뮬레이션, 물리 설계 등에 쓰이는 소프트웨어 영역이다. 첨단 칩은 공정 미세화뿐 아니라 전력, 발열, 패키징, 시스템 통합을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설계 검증 부담이 커진다. 이 구조가 케이던스 같은 설계 인프라 기업의 수요 기반으로 작용한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2월 6일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7917억 달러(약 1119조원)로 전년보다 25.6% 늘었고, 2026년에는 약 1조 달러(약 14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확산이 반도체 설계 복잡도를 높이는 만큼 EDA 수요의 거시 배경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흐름은 AI 인프라 공급망을 보는 시야와 맞닿아 있다. 엔비디아 등 AI 인프라 기업의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 확대도 관련 흐름으로 거론된다. 데이터센터와 GPU에 쏠렸던 관심이 설계 소프트웨어와 패키징, 메모리, 전력관리 영역으로 넓어지는 흐름이다.
규제 부담도 남아 있다. 미 법무부와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025년 7월 28일 케이던스가 중국 관련 수출통제 위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벌금·몰수 등 총 1억4060만 달러(약 1987억원)를 넘는 금액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케이던스의 SEC 문서에도 후속 감사와 준수 의무가 적시됐다. 과거 위반 사건은 합의로 정리됐지만, 중국 매출과 수출통제 준수 부담은 회사가 계속 관리해야 할 사안이다.
케이던스 사례는 AI 인프라 투자가 반도체 제조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설계 소프트웨어까지 확장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현재 주가, 외부 모델의 공정가치 계산, 오픈소스 자동화 우려, 수출통제 준수 부담은 서로 다른 방향의 신호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