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2025년 12월 발간한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의 KIF이슈리포트 ‘은행 디지털화폐 발행방식 비교’는 예금토큰과 은행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담보·결제 구조를 비교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은행의 예금토큰 실험이 2단계로 확대돼 지갑 한도가 최대 50만개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디지털화폐의 발행 주체와 이를 뒷받침하는 자산, 최종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를 기준으로 두 방식을 분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중앙은행의 직접 부채로 설명한다. 반면 은행 예금과 전자화폐 등 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디지털 화폐는 민간 발행자의 부채에 해당한다.
예금토큰은 은행 계좌의 예금을 토큰으로 전환해 결제와 송금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기존 예금 관계와 은행 규제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제도 이행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발행 은행별 시스템의 호환성과 다른 은행 고객 간 이전 방식, 은행 간 최종 결제 구조를 정해야 한다.
은행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이나 은행 공동체가 준비자산을 바탕으로 별도의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반복 사용과 범용성을 넓히기 쉽지만 준비자산 관리와 상환 책임, 발행 한도, 이용자 보호 장치를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BIS는 토큰화 예금과 자산담보 스테이블코인이 모두 발행자에 대한 청구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토큰화 예금은 기존 은행 예금과 유사하게 설계할 수 있고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결제를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구별된다.
한국은행은 프로젝트 한강에서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기반으로 은행이 고객에게 예금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를 시험하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 직접 발행하는 범용 CBDC가 아니라 금융기관만 이용하는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중심으로 예금토큰 등 민간 디지털통화를 포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실험이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7월 15일 정례회의에서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시행을 위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의결했다. 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가 신규 사업자로 지정됐고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기업은행·부산은행의 1단계 지정 내용도 변경됐다.
2단계에서는 예금토큰 지갑 한도가 최대 50만개로 확대되고 사용처도 소상공인과 대형사업체 등으로 넓어진다. 기존 결제 기능에 송금 기능이 추가되며 사업 범위에는 국고금 집행사업도 포함된다.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은 은행 예금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이동하면 경제 전체의 화폐 가운데 가계·기업 대출이 아닌 유동자산으로 뒷받침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화폐의 발행 방식이 은행의 자금조달과 신용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예금토큰은 중앙은행 인프라와 기존 은행 규제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은행 스테이블코인은 준비자산과 상환 책임을 규율할 별도 법제가 마련돼야 구체적인 발행 구조를 논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