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 주택 공급 대책의 후속 방안을 막바지 조율하면서 수도권 공급 물량 확대와 함께 실제 착공·분양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제도 지원책을 비중 있게 담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 목표를 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정책의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9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점검 2차 회의에서는 공급 확대와 신속 집행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이후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주말에도 세부 대책을 조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 공급의 큰 방향을 제시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눈에 띄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에는 공급 규모 자체보다도 실제 사업이 돌아가도록 만드는 금융·세제·대출 지원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정책이 서두르는 이유는 공급 부족이 이미 통계로 확인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2천251가구로, 2025년 같은 기간의 2만9천420가구에 크게 못 미쳤다. 연립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 준공도 1만5천160가구에 그쳐 지난해 동기보다 52.1% 감소했다. 입주 물량이 줄면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월세 시장에서도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고 가격 불안이 커지기 쉽다. 정부가 단기간에라도 가시적인 공급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이번 대책에는 아파트 외 주택, 즉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보완책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도시형 생활주택처럼 도심의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인허가와 공사 기간이 짧아 비교적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 다만 업계는 금융 경색을 가장 큰 걸림돌로 꼽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동산 개발 사업비를 미래 분양 수입 등으로 조달하는 금융 방식) 대출이 고위험으로 분류되면서 토지 매입 단계의 브릿지론부터 본 PF까지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집값 대비 대출 가능 비율) 40% 적용, 다주택자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분양 수요가 줄어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최근 업계 간담회를 다시 열어 금융, 세제, 대출 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하는 것도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도심에서 실제 수요가 많은 곳에 현실적인 공급 물량을 추가하는 방안도 함께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용적률 특례를 부여해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정부는 이를 통해 2만가구 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개발제한구역, 이른바 그린벨트 해제는 대규모 공급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단기 처방으로 보기는 어렵다.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등이 후보지로 다시 거론되고 있고,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은 올해 초 1·29 대책에서 6천800가구 공급 대상지로 발표된 뒤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그린벨트 개발은 각종 영향평가와 주민 협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결국 이번 후속 대책은 당장 속도를 낼 수 있는 비아파트·도심 복합사업과 중장기 물량 확보 수단인 대규모 택지 발굴을 함께 묶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공급 목표 제시보다 사업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