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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부족에 미 기업 워싱턴 로비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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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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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수요로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하자 미국 기업들이 정부에 공급 배분 개입을 요청했다. 반도체 업계는 직접 개입이 공급난을 장기화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메모리 칩과 정책 문서 봉투 / TokenPost.ai

메모리 칩과 정책 문서 봉투 / TokenPost.ai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로 메모리 칩 공급난과 가격 상승이 심화하자 미국 기업들이 정부에 산업별 물량 배분을 요구하며 워싱턴 로비전에 나섰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10일(현지시간) 익명 관계자 18명을 인용해 기업과 로비스트들이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 개입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메모리 제조사가 특정 산업에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의료기기와 자동차, 전자제품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에 메모리 공급이 집중되면서 필요한 칩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AI 서버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산업의 조달 부담이 커진 구조다.

일부 기업은 메모리 제조사가 2022년 칩스 및 과학법 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더 넓은 고객군에 칩을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반도체 연구와 제조를 지원하는 보조금에 공급 조건을 연계하자는 요구다.

또 다른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AI 산업 밖에도 메모리 칩을 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메모리 공급의 우선순위를 직접 조정하는 방안이다.

국방물자생산법은 국가안보 위기 때 미국 대통령이 민간 산업의 생산과 조달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한 연방법이다. 통상 시장에서 결정되는 반도체 공급을 정부가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입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예상된다.

팀 쿡(Tim Cook) 애플(Apple·$AAPL)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을 두고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홍수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난이 AI 기업을 넘어 소비자 전자제품 업체의 원가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AI 반도체용 메모리다. 제조사가 생산능력을 AI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치하면 PC와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쓰이는 범용 메모리 공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러 무역협회는 지난 6월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메모리 시장의 심각한 불균형이 미국 경제 전반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모리 제조사들도 공급 확대를 위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MU)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추가 지원과 미국 내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환경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업계는 가격과 공급을 정부가 직접 조정하는 방안에는 반대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지난 7월 메모리 가격 책정이나 공급에 영향을 주는 개입이 공급난을 더 오래 끌 수 있다고 밝혔다.

SEMI는 직접 배분 대신 무역협정을 활용한 생산 확대와 규제 완화, 미국 제조업 육성을 위한 세액공제 연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생산능력 확충을 유도하되 개별 기업의 가격과 물량 결정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모리 수급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HBM과 D램 공급 부족이 2028년 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장기공급계약과 물량 확보가 가격 못지않은 수급 요인으로 제시됐다.

AI 서버용 메모리 생산 확대가 성숙 D램 공급을 압박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커지면 산업별 물량 확보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

백악관과 상무부가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소비자 전자제품 가격과 공급망 문제를 살피는 동시에 중국과의 AI 경쟁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공급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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