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사기관이 압수한 6만 BTC 이상은 국가 전략 준비금이 아니라 범죄수익 환수 절차에 묶인 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도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 비트코인 정책업체 JAN3의 2025년 B20 지표는 영국을 미국과 부탄에 이어 세계 3위로 평가했다. 국가 보유량과 채굴, 세제, 정책, 정치 리더십 등을 종합한 민간 복합지표로, 정부가 발표한 공식 국가 순위는 아니다.
논란은 영국 수사기관이 보관 중인 비트코인이 순위 산정 과정에서 정부 보유량처럼 반영되면서 불거졌다. 압수 자산과 정부가 정책 목적으로 운용하는 준비자산은 보유 주체와 법적 처분 절차가 다르다.
영국 재무부는 2026년 3월 2일 의회 답변에서 재무부와 중앙정부가 암호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19일에는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전략 비트코인 준비금 도입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문제의 비트코인(BTC)은 중국계 투자사기와 관련된 자금세탁 사건에서 압수됐다. 영국 검찰청(CPS)은 2025년 11월 11일 런던 경찰이 6만 BTC 이상을 압수했으며, 영국에서 이뤄진 암호화폐 압수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검찰청은 해당 투자사기의 피해자가 12만8000명 이상이고 손실 규모는 약 6억 파운드라고 설명했다. 다만 압수 규모는 공식 발표에서 ‘6만 BTC 이상’으로 제시됐으며 6만1000 BTC나 6만1245 BTC 등 더 구체적인 수치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영국 정부의 암호자산 입법 안내는 압수를 수사와 자산회수 절차가 끝날 때까지 가치를 보전하는 임시 장치로 규정한다. 압수만으로 자산의 소유권과 최종 귀속이 정부에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법원이 범죄수익으로 판단하면 해당 암호자산은 매각될 수 있다. 매각 대금은 피해자 보상에 사용되거나 공공재원인 통합기금으로 편입될 수 있지만 전략 준비금으로 자동 전환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영국이 6만 BTC를 보유했다’는 표현은 자산의 법적 성격을 흐릴 수 있다. 영국 수사기관이 6만 BTC 이상을 압수해 법적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하다.
채택 순위도 지표의 목적과 산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2025년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지수에서 영국은 11위였고,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의 암호화폐 채택지수에서는 7위였다.
체이널리시스 지수는 비트코인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암호화폐 이용을 측정해 JAN3의 B20와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세 지표의 순위 차이는 어느 한쪽의 오류라기보다 측정 대상과 방법론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압수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과 피해자 보상·매각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비트코인 폴리시 UK(Bitcoin Policy UK)는 비트코인 준비금 도입과 규제 정비를 요구해 왔지만, 영국 정부의 공식 방침은 준비금 도입 부정이다.
영국은 준비금 도입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암호자산 규제 체계는 정비하고 있다.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26년 6월 30일 암호자산 거래와 보관, 스테이블코인, 시장남용 규율을 담은 새 규칙을 발표했으며 새 체계는 2027년 10월 시행될 예정이다.
규제 방향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영국 금융권의 투자 집행은 유럽 대륙보다 더딘 모습을 보였다. 영국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인프라 예산 확정 비율은 36%로 유럽 대륙의 53%보다 낮았다.
압수된 비트코인의 최종 귀속과 실제 처분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절차는 법원의 범죄수익 판단을 거쳐 매각과 피해자 보상 또는 공공재원 편입 순으로 진행될 수 있다.
검증 출처: 영국 의회 재무부 답변(2026년 3월 2일), 영국 의회 재무부 답변(2024년 12월 19일), 영국 검찰청 발표, 영국 정부 암호자산 입법 안내, 체이널리시스 2025 지수, FCA 규칙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