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가 1100억 달러(약 161조원) 규모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 소송 국면에서 캘리포니아 밖으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정부 반독점 소송으로 거래가 멈춰 서자 본사 이전 논의가 협상 국면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액시오스는 데이비드 엘리슨(David Ellison)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캘리포니아 밖 이전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파라마운트는 액시오스에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전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테네시·텍사스·조지아 등이 외신 보도에서 거론됐다.
쟁점은 본사 위치보다 합병 차단 소송이다. 캘리포니아와 11개 주는 7월 13일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내고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결합이 영화 배급, 블록버스터 영화 배급, 케이블 채널 라이선스 시장의 경쟁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은 7월 24일 양사가 2027년 6월 1일 또는 법원 판단 전까지 합병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종결과 영업 통합을 일정 기간 막아 경쟁 제한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법원 절차도 거래를 붙잡고 있다.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Araceli Martínez-Olguín)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 판사는 7월 23일 임시금지명령(TRO)을 8월 17일까지 연장했다. 앞서 법원은 주정부가 제기한 클레이튼법상 쟁점에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합병 종결과 영업 통합을 일시적으로 막았다.
임시금지명령은 본안 판단 전까지 특정 행위를 잠정 중단시키는 법원 명령이다. 기업 결합 사건에서는 거래가 먼저 끝난 뒤 되돌리기 어려운 시장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활용된다. 이번 사건에서는 합병 완료와 통합 작업을 잠시 멈추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규제 판단은 엇갈렸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은 6월 12일 조사를 종료하며 이 거래가 스트리밍, 선형 TV, 극장 개봉 영화 개발·제작·배급 부문에서 경쟁이나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7월 22일 인수를 승인했다.
파라마운트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에는 중국 반독점 당국도 6월 17일 조건 없는 승인을 냈다고 적혔다. 연방과 해외 규제 당국의 판단이 통과 쪽으로 기운 반면, 미국 주정부 소송은 여전히 남은 관문이다.
파라마운트는 합병 방어 논리를 콘텐츠 투자와 극장 개봉 확대에 두고 있다. 회사는 7월 13일 성명에서 결합 회사가 넷플릭스 같은 대형 스트리밍·기술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엘리슨 최고경영자가 연간 최소 30편의 고품질 영화를 극장에 개봉하고 최소 45일 극장 창구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왔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측의 시각은 다르다. 롭 본타(Rob Bonta)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은 합병이 가격 상승, 콘텐츠 품질 저하, 영화와 TV 프로그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액시오스 보도 뒤 엘리슨의 이전 언급을 불법 거래를 통과시키기 위한 압박 시도라고 비판했다.
회사 내부 반응은 본사 이전보다 고용과 비용 부담에 더 쏠려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파라마운트 직원 9명을 인용해 직원들이 캘리포니아 이전 가능성보다 합병 성사 뒤 일자리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거래가 9월 30일 이후 종결되지 않으면 하루 약 700만 달러(약 103억원)의 티킹 피가 붙는다고 전했다.
티킹 피는 거래 종결이 늦어질수록 계약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를 뜻한다. 대형 인수합병에서는 규제 승인, 주주 절차, 법원 판단이 길어질 때 당사자 간 비용 부담을 조정하는 장치로 쓰인다. 이번 거래에서는 소송 일정이 길어질수록 파라마운트의 재무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2026년 2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파라마운트의 최근 실적 개선에도 인수 지연 비용과 통합 불확실성은 별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미디어 산업 구조상 본사 이전은 세제, 제작비, 인력 이동, 주정부 지원 정책과 맞물린다. 다만 이번 사안에서 확인된 핵심 절차는 이전 실행 여부가 아니라 반독점 소송과 합병 중단 명령이다. 이전 후보지가 거론됐더라도 법원 절차가 거래의 직접 관문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현재 확인된 다음 기준점은 8월 17일 임시금지명령 만료일이다. 이후 합병 절차는 법원 판단, 주정부와 회사 측 대응, 2027년 6월 1일까지의 중단 합의에 따라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