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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디파이 볼트 운영자 규율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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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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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미카 재검토 절차에서 디파이와 암호자산 대출·차입 규율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의견 제출 마감은 한국시간 2026년 10월 1일 오전 6시59분이다.

 자물쇠 상자와 규제 문서 / TokenPost.ai

자물쇠 상자와 규제 문서 / TokenPost.ai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시장법(MiCA·미카) 재검토 절차에서 디파이(DeFi) 볼트와 암호자산 대출·차입을 규율 대상에 넣을지 검토하고 있다. 쟁점은 대출 상품 자체보다 고객 자산을 누가 운용하고 통제하는지에 맞춰져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미카 규정 재검토를 위한 표적 협의를 열고 2026년 9월 30일 오후 11시59분 중부유럽서머타임까지 의견을 받는다. 한국시간으로는 2026년 10월 1일 오전 6시59분이다. 집행위원회는 상담 문서에서 디파이, 스테이킹, 암호자산 대출·차입, NFT를 초기 미카 범위 밖 주제로 묶었다.

미카는 가상자산 발행과 서비스 제공업체 인가·운영 기준을 규율하는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시장 규제 체계다. 2024년 6월 30일부터 일부 규정이 적용됐고, 2024년 12월 30일부터 전면 적용에 들어갔다. 기존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는 경과규정에 따라 2026년 7월 1일까지 또는 인가 승인·거절 전까지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번 협의의 핵심 질문은 암호자산 대출을 미카 안으로 들일지다. 상담 문서의 질문 67은 암호자산 대출과 차입을 규제해야 하는지를 직접 묻는다. 질문 62~64는 완전 탈중앙화 디파이의 위험을 CASP의 실사에 반영할지, 디파이 프로토콜 인증 제도를 둘지, 비완전 분산형 프로토콜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까지 다룬다.

현행 미카는 완전 탈중앙화 방식으로 중개자 없이 제공되는 서비스는 규정 범위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이 문장이 곧 규제 공백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2026년 6월 18일 Q&A에서 암호자산 대출·차입 자체는 미카가 직접 다루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ESMA는 동시에 CASP가 대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 고객 최선의 이익, 공정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오인 방지 의무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대출이 미카의 직접 규율 대상이 아니더라도, 고객 접점 사업자가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면 일반 의무는 남는다는 해석이다.

고객 자산을 대출에 쓰는 경우 기준은 더 좁아진다. ESMA는 고객 자산 사용에는 사전·명시·구체적 동의가 필요하고, 일반 약관에 묻힌 동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대출 프로그램에 투입된 자산에는 미카의 보호 체계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대출 수익은 위험을 부담하는 고객에게 귀속돼야 한다고도 밝혔다.

디파이 볼트는 이 논의를 복잡하게 만든다. 모르포(Morpho) 문서는 볼트 V2에서 오너, 큐레이터, 할당자, 센티널 역할을 나누고 어댑터, 게이트, 타임록 구조를 둔다고 설명한다. 역할이 나뉘면 단일 운영자를 특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특정 인물이나 집단이 핵심 기능, 관리자 키, 거버넌스 권한, 마케팅을 통제한다면 규제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코드와 권한이 분산돼 보이더라도 실제 고객 유치, 자산 배분, 위험 한도 설정을 누가 하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해석도 갈린다. P2P.org는 미카가 디파이 프로토콜을 직접 규제하지 않더라도 EU 고객에게 볼트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자는 CASP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온체인 볼트 자체가 미카를 바로 촉발하지 않더라도 구조에 따라 대체투자펀드운용자지침(AIFMD) 등 다른 EU 규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이미 규제 친화형 볼트 실험이 나왔다. 더블록(The Block)은 2026년 3월 테서랙트(Tesseract)가 미카 인가를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 중심의 수익형 볼트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규제를 피하는 방식과 별개로, 규제 가능한 온체인 운용 구조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의미다.

볼트는 이용자 자금을 모아 특정 온체인 전략에 배치하는 금고형 구조다. 대출 볼트에서는 큐레이터가 어떤 담보를 받을지, 어느 시장에 자금을 넣을지, 위험 한도를 어떻게 둘지 정한다. 본지는 앞서 디파이 대출 볼트 규모가 약 90억 달러(약 12조5000억원)로 커지고 자금 관리가 소수 운용사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유럽연합이 암호자산 대출·차입의 미카 편입 여부를 재검토하는 단계에 들어간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기존 논의가 암호자산 대출 자체의 편입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쟁점은 디파이 볼트처럼 역할과 권한이 나뉜 구조에서 책임 주체를 어떻게 식별할지로 좁혀진다.

국내 사업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국내 거래소와 수탁사, 운용사가 EU 고객이나 EU 인가 사업자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 경우 단순 프로토콜 이용인지, 고객 자산 운용 서비스인지가 먼저 따져질 수 있다. 특히 고객 자산을 외부 대출 전략에 배분하거나 수익형 상품으로 포장해 제공하면 CASP 의무와 별도 EU 규율을 함께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이번 절차는 최종 규정이 아니다. 집행위원회는 상담 결과가 최종 정책 입장이나 공식 제안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필요하면 미카를 수정·보완하는 입법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재 확인된 다음 절차는 2026년 9월 30일 의견 제출 마감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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