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국내 기업 비중이 2025년 39.9%로 높아졌다. 기업 10곳 중 4곳이 금융비용을 벌어들이지 못한 셈이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3일 금융브리프 ‘기업구조조정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 기반 강화 필요성’에서 “최근 국내 기업 중 재무지표가 악화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기업구조조정 수요 증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평균 재무지표는 개선됐지만 취약 기업은 더 늘어나는 흐름을 짚은 것이다.
2025년 국내 비금융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69.8%였다. 2023년 221.1%, 2024년 305.8%에 이어 전체 평균은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24년 38.5%에서 2025년 39.9%로 1.4%포인트 올랐다.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26.2%에서 28.2%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100%를 밑돌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 개선이 일부 기업의 두드러진 영업실적 개선에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평균 지표만 보면 개선세가 나타나지만, 기업별로는 영업실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2025년 정기·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 구조조정이 필요한 C·D등급 부실징후기업은 437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91개보다 46개 늘어난 수치다. 잠재적 구조조정 대상인 세부평가대상 기업도 2021년 3373개에서 2022년 3588개, 2023년 3578개, 2024년 4028개, 2025년 4482개로 증가했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부실의 원인에 따라 구조조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시적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에는 업황 회복 전까지 버틸 시간을 주는 방식이 필요하고, 글로벌 공급과잉처럼 구조적 문제가 있는 업종에는 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기업과 협의해 채무 상환 조건을 조정하고 경영 정상화를 유도하는 절차다. 법정관리보다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채권금융기관 간 조율과 절차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실효성이 커진다.
쟁점은 제도 기반이다. 현행 제7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한시법으로 올해 12월 일몰될 예정이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기촉법의 재입법 또는 상시화를 통해 워크아웃 제도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채권은행의 기업신용위험평가 결과를 캠코 등 정책금융기관과 공유하고,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할 필요성도 제시했다.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한 기업구조혁신펀드 유지도 과제로 거론됐다. 민간 자금 참여가 충분히 활성화될 때까지 공적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촉법 일몰이 다가오면서 구조조정 수요 증가에 대응할 제도 공백을 줄이는 입법 논의가 남은 과제가 됐다. 올해 12월 법 효력이 끝나기 전 재입법 또는 상시화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