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영국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외 가상자산 플랫폼을 2027년부터 규제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법인 소재지보다 영국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과 거래 구조가 핵심 기준이다.
FCA는 16일 최종 ‘가상자산 규제 경계 지침(PS26/18)’을 발표했다. 새 규제 체계는 2027년 10월 25일 시행되며, 전환 조치를 이용하려는 사업자의 인가 신청은 2026년 9월 30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받는다.
기존 자금세탁방지 규정에 따른 등록이나 기존 인가는 새 체계의 권한으로 자동 전환되지 않는다. 사업자는 현재 서비스 구조를 검토한 뒤 새 인가나 권한 변경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FCA는 영국 소비자를 영국에 거주하면서 사업·직업 목적이 아닌 개인으로 정의했다. 해외에 설립된 거래 플랫폼이 영국 소비자에게 이용 가능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면 영국 내 규제 활동으로 판단될 수 있다.
영국 인가 기업이 자기계정의 ‘본인 거래자(principal)’ 자격으로 역외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플랫폼 운영자가 영국에서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해당 기업이 영국 소비자를 대신하는 ‘대리인(agent)’ 자격으로 거래하면 역외 플랫폼 운영자도 FCA 인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수탁과 스테이킹 서비스도 거래 구조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진다. 역외 사업자가 영국 소비자를 위해 가상자산을 보관하거나 스테이킹을 주선하면서 영국 인가 기업의 지시를 받는 구조라면 해당 인가 기업이 규제 책임을 질 수 있다.
역외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수탁·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업자 자체가 영국에서 규제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고객과 계약을 맺는 주체, 업무 지시 관계, 서비스 제공 위치를 함께 살펴야 한다.
자동화 프로토콜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도 일괄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식별 가능한 사업자가 영국에서 영업을 목적으로 거래나 스테이킹을 실제로 주선하는지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된다.
‘탈중앙화 프로토콜’이라는 명칭만으로 규제 범위 밖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규제 적용 여부는 서비스의 이름보다 영국 소비자에 대한 접근 방식과 실제 업무 수행 구조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이번 지침은 법원에 구속력을 갖는 법률 자체가 아니라 관련 법률에 대한 FCA의 해석이다. FCA는 정부의 법령 수정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2026년 10월 추가 협의를 진행하고 2027년 초 지침을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게일(David Geale) FCA 소비자·지급·경쟁 담당 전무이사는 “기업과 소비자, 국제 파트너가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규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규제 준비는 체계가 사업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FCA는 이번 지침 마련을 위한 협의에서 78건의 의견을 받았으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접근 방식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역외 거래소가 영국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단순한 법인 소재지가 아니라 고객 접근 방식과 거래 구조로 판단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직접 서비스 제공과 대리 거래 여부가 사업자의 인가 필요성을 가르는 주요 기준으로 제시됐다.
FCA의 이번 조치는 앞서 영국 FCA가 가상자산 사업자의 인가 신청 기간을 제시한 내용의 세부 적용 범위를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제시된 신청 기간과 시행일은 이번 최종 지침에서도 유지됐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가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영국 인가 기업을 통한 거래인지, 소비자와 직접 계약하는지, 수탁·스테이킹 업무가 독립적으로 이뤄지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인가 신청은 2026년 9월 30일부터 2027년 2월 28일까지 접수된다. FCA의 새 가상자산 규제 체계는 2027년 10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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