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불법사금융에 쓰이는 대포폰을 사흘 안팎에 사실상 무력화하는 새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하면서, 불법 대부와 채권추심 피해를 더 빠르게 차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금융감독원은 2026년 8월 2일 불법 대부·채권추심에 동원되는 대포폰을 신속히 차단하기 위해 ‘대포폰 제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대포폰은 타인 명의를 도용하거나 불법적으로 개통한 전화로, 불법사금융업자가 광고 문자 발송이나 빚 독촉에 자주 활용해온 대표적 수단이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대부업법에 따라 불법 대부·채권추심은 전화번호 이용중지 대상에 포함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착신 차단까지 7일가량 걸려 대응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최종 이용정지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 빈틈을 줄이는 데 있다. 피해자가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의 전화번호 이용중지를 신청하면, 당국이 관련 요건을 검토한 뒤 해당 번호에 2∼3초 간격으로 반복 발신을 보내는 방식으로 통화 연결을 방해한다. 쉽게 말해 불법업자가 전화를 걸거나 받으며 채무자를 압박하기 어렵게 만들어, 대포폰의 착신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키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은 이 방식을 활용하면 전화 발신중단 조치가 3일 내외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해당 전화번호의 이용중지를 요청하고, 과기정통부의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번호 사용이 중지된다. 제도상 이용중지 대상이 이미 마련돼 있어도 실제 집행까지 시간이 걸렸던 만큼, 이번 조치는 행정 절차와 현장 대응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는 보완책으로 볼 수 있다.
불법사금융 피해는 금전 손실뿐 아니라 반복적인 독촉 전화로 인한 공포와 심리적 압박이 크다는 점에서, 신속 차단의 의미가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도 대포폰을 활용한 불법행위 근절과 피해자의 불안 완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불법사금융 단속이 단순 사후 제재를 넘어, 범죄 수단을 조기에 차단하는 방향으로 더 강화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