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가 이스라엘 기반 금융사기 방지 기업 바이오캐치를 24억달러에 현금 인수하기로 하면서, 결제 사업을 넘어 보안과 데이터 분석 중심의 부가가치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거래 규모는 24억달러, 우리 돈 약 3조4천300억원이다. 비자는 런던의 사모펀드 퍼미라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바이오캐치를 사들일 예정이다. 세계 최대 결제망 기업 가운데 하나인 비자가 스타트업 인수에 이처럼 큰 금액을 투입한 것은, 단순 결제 처리만으로는 성장 여력이 제한된다는 판단과 함께 금융 보안 시장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인공지능 기반 금융사기와 계정 탈취에 대응하는 기술 확보다. 최근 은행과 결제회사들은 실제 이용자인 것처럼 위장한 자동화 프로그램이나 해커의 공격에 더 자주 노출되고 있다. 바이오캐치는 키 입력 속도, 터치스크린을 누르는 압력,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행동 신호를 분석해 정상 사용자와 사기범, 챗봇을 구분하는 행동 생체 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문이나 얼굴처럼 몸의 물리적 특징이 아니라, 사람이 기기를 다루는 습관과 패턴을 식별에 활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보안 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비자는 이런 기술이 금융회사들의 실제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 추산에 따르면 사기와 계정 탈취로 세계 경제가 입는 손실은 매년 1조달러를 넘는다. 결제 승인 단계에서만 위험을 가려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점점 정교해지는 범죄를 막기 어렵기 때문에, 로그인과 송금, 결제 전 과정에서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기술 수요가 커지고 있다. 비자의 부가가치 서비스 책임자인 앤드루 토레 사장이 “바이오캐치를 통해 고객들이 금융 사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시장 흐름을 의식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비자는 최근 금융기관을 상대로 사기 예방, 사이버 보안 강화,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 같은 부가가치 서비스를 넓혀 왔다. 이는 카드 결제 수수료에 의존하던 전통적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보안과 데이터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려는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글로벌 결제 기업들이 인공지능 보안 기술과 디지털 신원 확인 분야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