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화면 없는 도넛형 인공지능 기기를 준비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 기업들이 스마트폰 이후의 새 하드웨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오픈AI가 개발 중인 첫 전용 인공지능 기기는 하키 퍽 정도 크기의 휴대용 스피커 형태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가운데가 뚫린 도넛 모양에 배터리를 탑재해 집 안 곳곳으로 쉽게 옮겨가며 쓸 수 있는 구조다. 설계에는 애플의 대표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 스튜디오 러브프롬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기의 핵심은 화면이 아니라 음성과 환경 인식에 있다.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움직이는 부품과 조명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챗GPT 음성 모드와 비슷하게 말을 걸어 기기와 소통할 수 있지만, 오픈AI는 여기에 더 고도화한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해 한층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마트폰처럼 손으로 조작하는 기기에서 벗어나, 말로 명령하고 기기가 맥락을 이해하는 이른바 ‘포스트 스마트폰’ 실험으로 읽힌다.
가격은 300~400달러, 우리 돈 약 43만~57만원 수준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일반 스마트 스피커보다는 비싸지만, 아이폰보다는 낮은 가격대로 진입 장벽을 조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외관에는 금속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용 기기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오픈AI도 단순 앱 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하드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사업 추진에는 법적 변수도 남아 있다. 애플은 오픈AI 측이 협력사를 상대로 금속 가공 기술 접근과 관련해 오해를 일으켰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반면 오픈AI는 이런 주장이 부주의하고 공격적이라고 반박하면서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제품이 애플의 기존 제품군과 디자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짚었고, 오픈AI 역시 내부 조사를 통해 자사 첫 인공지능 기기가 애플의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애플이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출시 일정이 흔들릴 수 있어, 기술 경쟁과 함께 지식재산권 분쟁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기기 생태계 주도권까지 다투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