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심이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노트북과 태블릿 등 정보기술 기기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8.7세대 OLED 생산 경쟁이 올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디스플레이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57%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OLED 투자는 74% 증가하고,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도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보기술 기기용 8.7세대 OLED 투자가 전체 OLED 설비투자의 61%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에서 더 큰 화면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선점 경쟁도 뚜렷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비오이(BOE)는 올해 나란히 8.7세대 OLED 양산에 들어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비오이가 6월 B16 공장에서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등을 초청해 양산 기념행사를 열었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애플 맥북 프로용 OLED 양산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40년까지 6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비오이가 ‘세계 최초 8.7세대 정보기술용 OLED 양산’이라는 상징성을 먼저 확보했더라도, 실제 제품 난도와 생산 물량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앞설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8.7세대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트북과 태블릿처럼 화면이 큰 기기에서 OLED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여서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보다 명암 표현과 두께, 전력 효율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다만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기존 스마트폰 주력 공정인 파인메탈마스크(FMM·미세한 금속 틀로 색을 증착하는 방식)는 정밀도 유지와 생산성 확보가 점점 어려워진다. 결국 대형 정보기술 기기용 OLED 시장에서는 양산 능력뿐 아니라 어떤 제조 공정을 먼저 안정화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기존 FMM 방식뿐 아니라 포토 패터닝, RGB 잉크젯 같은 차세대 공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비전옥스는 포토 패터닝 OLED를, CSOT는 RGB 잉크젯 OLED를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술 경쟁을 넘어, 앞으로 노트북과 태블릿, 나아가 다른 대화면 기기까지 OLED 전환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할지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런 흐름은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이 단순 가격 경쟁보다 대형 패널 수율과 공정 혁신 능력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