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블록체인 시너지 기대...친환경 NGO에 기부·녹색기술 회사에 투자 가능

기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블록체인과 토크노믹스(토큰+경제학)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29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3 글로벌 토크노믹스 포럼'에 참석한 이중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과 토크노믹스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이와 같은 제안을 내놨다.

이종섭 교수는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면 국제적인 공조와 투명한 ESG 평가, 실질적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업이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된 자율조직(DAO),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 자동계약체결),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접목해 국경을 초월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은 물론 경제적 보상을 현명하게 디자인하여 각 주체가 서로 합의된 가치를 장기적으로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경제학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를 위해 중앙화된 탑다운 방식의 의사 결정보다 탈중앙화된 합의 과정이 중요"하다며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분산원장 기술만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며 토크노믹스를 현명하게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토크노믹스를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플랫폼 참여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사용자 증가로 미래의 토큰 가치가 상승하고 기대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자가 자발적인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이라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이어 토크노믹스로 탈중앙화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탈중앙화 탄소배출권 거래 플랫폼인 '투칸 프로토콜'을 그 예로 들며 투칸 프로토콜은 탄소배출권을 온체인에서 거래 가능한 토큰으로 변환하고 탄소배출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친환경 토큰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함께 추진 중인 '멸종 위기 식물 보호 프로젝트' 관련 NFT를 발행했다. 멸종 위기 식물 보호 프로젝트는 두나무의 ESG 키워드 중 하나인 ‘나무’의 일환으로 기획된 산림 복원 프로젝트다. 해당 NFT에는 식물 자생지 정보 등을 담아 식물의 고유성과 희소성을 강조하며, NFT 판매대금 및 수수료 전액은 멸종 위기 식물 복원에 사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토크노믹스를 이용하면 다양한 핵심성과지표(KPI) 기반 조건부 계약도 실현할 수 있다"며 "특정 토큰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수익을 친환경 NGO에만 기부하도록 유도하거나 녹색 기술 회사에만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도 DAO 형태로 설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크노믹스는 토큰(가상자산)을 활용해 보다 많은 사용자를 플랫폼에 참여시키고 동시에 열심히 관리하게 하는 경제학적 인센티브 도구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기업의 ESG 경영, 나눔 경영이 필수가 된 시대에 ESG와 블록체인의 시너지가 어떻게 구체화될 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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