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결제 기업 페이팔의 자체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 출시 계획이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과 같은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디지털 자산운용사 3iQ 연구 총괄인 마크 코너스는 8일(현지시간) 디크립트에 "전 세계 4억3100만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에 준하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결제 시스템은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페이팔 소식은 래리 핑크 블랙록 CEO가 비트코인을 인정한 발언만큼 중요한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코너스는 "페이팔은 다음 금융 발전 단계에 참여하기 위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이 페이팔USD 출시가 업계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 출신의 암호화폐 컨설턴트(S4mmy.eth)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정체기를 겪은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스템 관리에 드는 위험 부담과 비용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억2400만명의 사용자 기반을 가진 전자상거래 대기업 이베이의 기본 결제 수단이 페이팔이라는 점을 언급, "이베이 판매의 70%에 달하는 519억 달러(한화 약 68조원)가 PYUSD 결제로 대체될 수 있으며, 소매 업계가 다시 암호화폐에 주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룬 쿠마르 해시플로우 CEO도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업계에 긍정적인 일"이라면서 "투기가 아닌 일상적인 암호화폐 사용과 대중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팔 같은 금융 대기업이 광범위한 암호화폐 활용 의사를 밝힌 만큼 더 많은 주요 기업들이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오 줄리아노 dYdX CEO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이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테더(USDT, 830억 달러)와 서클(USDC, 260억 달러)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은 더 나은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팔의 시장 진출이 관련 규제 수립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패트릭 맥헨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서면 성명에서 "포괄적인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위한 의회의 입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혁신의 선두에 설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아담 코크란은 트위터를 통해 "PYUSD 지원은 페이팔, 벤모 등 자체 서비스에 국한될 수 있다"면서 평범한 중앙화 네트워크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로펌 호더의 사샤 호더 변호사는 페이팔이 거래를 되돌릴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가까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PYUSD는 정부가 아닌 대기업이 발행하지만 CBDC의 모든 검열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PYUSD는 이더리움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 작업은 BUSD 발행업체였던 팍소스가 맡는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