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을 발행한 홍콩 통화 당국이 "토큰화 기술이 채권 시장의 효율성, 유동성,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콩 통화청(HKMA)은 지난 24일 결과 보고서를 통해 "분산원장기술(DLT)을 사용해 채권 시장이 상당한 운영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 등 해결해야 할 잠재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통화 당국은 암호화폐 허브와 지속 가능한 금융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2월 16일 정부 최초의 채권 토큰화 프로젝트 '에버그린'을 실시해, 8억 홍콩달러(한화 약 1350억원) 상당의 녹색 채권을 발행했다.
보고서는 "홍콩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채권은 토큰화를 통해 채권 시장의 효율성, 유동성,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인 채권 발행 과정은 여러 조직이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해 발행, 결제, 지급 및 상환을 관리한다.
반면 DLT는 참여자를 하나의 공통 플랫폼으로 통합하고, 불변하는 단일 데이터를 제공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즉각적인 동시 거래 처리를 지원하기 때문에 프로세스 지연 및 위험 확률을 낮출 수 있다.
DLT를 통한 2차(유통) 거래 역시 기존 장외거래(OTC) 방식보다 채권 시장의 유동성과 투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만 통화청은 "최근 몇 년 동안 발행 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 토큰화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다"며 "광범위한 채택에 이르려면 해결해야 할 여러 가지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 토큰화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기술 요구 사항과 증권 허가 취득 등 법적 요건이 수반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DLT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과 DLT 플랫폼과 타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도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허브가 되기 위한 개방 및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증권선물위원회(SFC) 허가를 받으면 개인 투자자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규 규제 체계도 도입했다.
지원적인 규제 분위기 속에 홍콩에 본사를 둔 뱅크오브차이나 인터내셔널도 올초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2억 위안(한화 약 363억원)의 토큰화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