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공간을 인식하고 적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 제너럴 인튜이션(General Intuition)이 최근 투자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총 1억 3,370만 달러(약 1,922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코슬라 벤처스와 제너럴 캐털리스트가 공동 주도했으며, 레인 벤처스도 참여했다. 제너럴 인튜이션은 네덜란드 스타트업 메달 B.V.에서 분사한 신생 기업으로, 메달은 게이머들이 게임 플레이 영상을 녹화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영상 플랫폼이다.
제너럴 인튜이션은 메달로부터 수집한 대규모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활용해 시공간 추론(spatial-temporal reasoning) 기반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3차원 환경에서 맥락과 시간적 흐름을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모델 훈련에 핵심적이다. 이들은 우선 게임 환경 내 AI 기능 구현과 자율 수색·구조 드론 개발이라는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시각적 데이터에 기반해 학습하지 않은 3차원 환경을 이해하는 AI 모델의 초기 버전을 구현한 상태다. 나아가 제너럴 인튜이션은 딥러닝 기반의 ‘월드 모델(world model)’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월드 모델은 가상 환경을 생성하는 신경망 기술로, 이 모델을 활용해 더욱 정교한 시뮬레이션 공간 내에서 AI를 사전 학습시킨다는 전략이다.
다만 월드 모델에는 여전히 기술적 허들이 존재한다. 복수의 AI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을 정확히 재현하거나, 동일 위치를 두 번 이상 방문했을 때의 시뮬레이션 일관성 유지 등 복합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실제로 구글의 최신 ‘Genie 3’ 모델조차 이런 유형의 다양하고 복잡한 상호작용을 완벽히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자 지시에 기반한 행동 수행 능력 역시 기술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 물류 기업이 지게차나 창고 로봇에 이 기술을 적용하려면, 특수한 학습 데이터셋과 이에 맞는 신경망 설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시드 투자는 이러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연구진과 엔지니어를 추가로 확보해 기술 고도화를 가속하려는 목적이 크다. 실제로 제너럴 인튜이션은 채용 공고를 통해 메달에서 매일 유입되는 수천 시간 분량의 영상을 자동 처리하는 새로운 데이터 전처리 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했음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에는 오픈AI가 제너럴 인튜이션의 모회사인 메달을 약 5억 달러(7,200억 원)에 인수하려 했던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자사 비디오 생성 모델 소라(Sora)의 월드 시뮬레이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메달의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분야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또 다른 월드 모델 개발 스타트업인 월드 랩스(World Labs)는 지난해 어도비(Adobe), 엔비디아(Nvidia)의 벤처투자사 NVentures 등의 참여로 2억 3,000만 달러(약 3,312억 원) 이상을 유치하며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가 넘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서는 등 시장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이번 제너럴 인튜이션의 자금 유치는 AI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시공간 추론 모델 개발 경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