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용 AI 음성 비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국 스타트업 폴리AI(PolyAI)가 8,600만 달러(약 1,240억 원)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7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번 투자에는 조지안, 헤도소피아, 코슬라벤처스를 포함해 엔비디아의 벤처 자회사 NVentures, 씨티벤처스, 젠데스크벤처스, 포인트72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이로써 폴리AI의 누적 투자금액은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넘어섰다.
폴리AI는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으로, 사람과 거의 구분이 어려운 수준의 음성 비서를 자체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의 AI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고객과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대화하며, 정전 신고부터 신용카드 분실 재발급 및 호텔·식당 예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전력사 PG&E, 이탈리아 은행 유니크레딧,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와 골든너깃 카지노 등에서 고객 응대에 도입되고 있다.
니콜라 므르크식(Nikola Mrksic) 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AI가 단지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자동화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 시리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폴리AI의 음성 비서가 인간처럼 반응하고 대화 문맥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영업 확대가 가속화되며, 연간 반복 매출은 내년 4,000만 달러(약 576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폴리AI의 매출은 지난해 890만 달러(약 128억 원)에서 올해 1,500만 달러(약 216억 원)로 급증했다. 유럽과 북미에서 유사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벤처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는 가운데, 폴리AI는 독자적인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경쟁사들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대부분의 경쟁사는 오픈AI나 일레븐랩스 등 외부 LLM을 일부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편 경쟁 스타트업 시에라 테크놀로지스와 데카곤 AI는 각각 3억 5,000만 달러(약 5,040억 원), 1억 3,100만 달러(약 1,886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유럽의 파를로아(Parloa) 또한 1억 2,000만 달러(약 1,728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같은 시장 속에서도 폴리AI는 보수적인 수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인 25배 기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성장성 대비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고로 일부 미국 경쟁사는 매출 대비 100배에 달하는 밸류로 투자 유치를 진행해 오히려 과열 우려도 낳고 있다.
이번 라운드에 참여한 조지안의 에밀리 월시 투자책임자는 "고객 서비스는 더 이상 비용 센터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 창출의 기회"라며 "폴리AI처럼 실제 사람과 같은 음성을 기업 규모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수익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혁신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리AI는 앞으로 자체 플랫폼인 '에이전트 스튜디오(Agent Studio)'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 및 지원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AI 음성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가운데, 폴리AI의 기술 내재화 전략이 얼마나 시장 내 입지 강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