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AI(PhoenixAI)가 8,000만달러, 원화 약 1,214억3,200만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AI 네이티브’ 데이터베이스 고도화와 규제 산업용 거버넌스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B 투자 라운드는 스카이9캐피털이 주도했고, 어티피컬벤처스와 올리브테크놀로지벤처스,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피닉스AI는 이전에 셀러데이터(CelerData)로 알려졌던 기업으로, 최근 급속히 확산하는 ‘에이전틱 AI’ 수요에 맞춘 분석형 데이터베이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에이전트 시대 겨냥한 분석형 데이터베이스
회사가 내세우는 핵심은 AI 에이전트가 대규모 기업 데이터를 동시에 읽고 추론할 수 있도록 설계된 분석형 데이터베이스다. 일반적인 트랜잭션 데이터베이스가 주문 기록, 계좌 잔액 변경, 행 추가 같은 개별 작업 처리에 강점이 있다면, 분석형 데이터베이스는 수백만~수십억 개 행을 넘나드는 복합 질의에 더 적합하다. 예를 들어 최근 90일간 제품군별 매출 성장 기준 상위 고객 10곳을 찾는 질문처럼 여러 테이블을 묶어 해석해야 하는 작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피닉스AI는 이런 구조가 AI 에이전트 시대에 더욱 중요해졌다고 본다. 과거에는 사람이 대시보드를 직접 조회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수천 개 에이전트가 동시에 기업 데이터에 질문을 던지는 환경이 되고 있어서다. 이 경우 데이터베이스는 단순 저장소가 아니라 AI 서비스 성능을 좌우하는 ‘병목’이 될 수 있다.
릭 언더우드 피닉스AI 사장은 “오늘날 많은 분석형 데이터베이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수천 개 에이전트가 페타바이트급 실시간 데이터에 동시에 질의하고 추론하며 행동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데이터베이스가 병목이 되거나 돌파구가 된다”고 말했다.
실시간 처리와 경쟁 구도
피닉스AI는 자사 시스템이 실시간 데이터에서 ‘1초 미만’ 지연 속도와 높은 동시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질의하더라도 데이터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오픈소스 이벤트 스트리밍 플랫폼 카프카(Kafka)를 통해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노 파이프라인’ 구조를 강조했다. 정보 반영 시간이 수분, 수시간이 아니라 수초 단위로 짧아진다는 의미다.
이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스노우플레이크($SNOW)는 최근 자체 에이전틱 기능을 내놨고, 데이터브릭스는 델타 라이브 테이블을 앞세워 실시간 처리 강화에 나섰다. 클릭하우스 클라우드도 동시성 성능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피닉스AI 역시 오라클이나 SAP 같은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기보다, 그 위에 얹혀 AI 에이전트가 더 빠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돕는 계층이 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번 투자 유치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업용 AI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 환경으로 들어가면서, 이를 떠받칠 데이터 인프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데이터베이스’라는 새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누가 표준에 가까운 위치를 선점할지가 앞으로 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