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블록체인 플랫폼 XRP 레저(XRPL)가 전통 금융 시장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이사를 지낸 마리우스 유르질라스는 “XRP 레저는 증권 발행, 결제, 거래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하나의 컴플라이언스 기반 레이어로 단순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르질라스는 현재 디지털 자산 인프라 기업 아키솔로지(Axiology)의 공동창업자 겸 CEO로, 최근 리플이 주최한 팟캐스트 ‘온체인 이코노미(Onchain Economy)’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래 금융 혁신은 투기적 상승이 아니라 규제 준수, 신뢰, 확장성 위에서 이뤄진다”며 XRPL이 그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키솔로지는 유럽연합(EU)의 분산원장기술(DLT) 파일럿 규제 하에 운영되는 인프라 기업으로, XRP 레저를 활용해 국채 형태의 채권 등을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투자자가 정부 국채를 사기 위해 증권사, 중개사, 수탁기관 등 다수의 중간기관들을 거쳐야 한다. 유르질라스는 “XRPL을 이용하면 이 전체 과정을 하나의 효율적이고 컴플라이언스를 갖춘 시스템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직접 채권을 구매하는 세계를 상상해보라”며 “현재는 너무 많은 중간단계가 존재하는데, 이 복잡한 금융의 배관(plumbing)을 간소화하는 것이 바로 XRPL이 가진 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르질라스는 제도권 금융의 XRPL 도입에는 여전히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파트너나 기관 고객들과 이야기할 때 느끼는 가장 큰 허들은 ‘이해 부족’”이라며, 정보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XRP 관련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퍼트에 따르면, 비트와이즈(Bitwise)와 반에크(VanEck) 등 자산운용사들이 XRP 현물 ETF 상장을 위한 S-1 문건을 대거 수정·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퍼트는 “비트와이즈의 간결한 문구가 SEC 승인을 받을 경우, 향후 20일 이내 상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카나리도 오는 11월 13일을 목표로 XRP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도권 금융 내 디지털 자산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XRP 레저가 실제 시장 인프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래 효율성과 준법성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다면, 기존 자본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