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비트코인(BTC)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새로운 미국 정당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의 창당을 선언하며, 암호화폐 업계와 정치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머스크는 “법정화폐는 희망이 없다”며 비트코인을 대안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서 ‘정치적 지형을 바꿀 수 있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아메리카당은 지난 7월 6일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공식 등록됐다. 머스크는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양분된 정치 체계는 사실상 하나의 당”이라며 “우리가 사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낭비와 부패로 국가를 파산시키는 일당 독재 체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빅 뷰티풀 법안(Big Beautiful Bill)’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제3당 창당을 예고한 바 있으며, 그 선언을 현실화한 셈이다.

정당 출범과 함께 머스크는 명확한 정치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AI와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한 군사 현대화, 에너지 규제 완화, 책임 있는 재정 지출로 국가 부채 축소, 자유로운 표현의 장려 등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다. 더불어 상·하원 선거구 중 핵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섯에서 열 곳’ 지역을 집중 공략해 법안 통과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전략도 내비쳤다. 이는 법안이 단 한 표 차로 갈릴 정도의 ‘극박한 의회 구도’를 역이용하겠다는 포석이다.

주목할 점은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노골적으로 정치 이슈로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SNS를 통해 “아메리카당은 비트코인을 수용할 것”이라며 “법정화폐의 미래는 어둡다”고 단언했다. 이 발언 직후 비트코인은 약 1.5% 상승하며 10만 8,000달러에서 10만 9,550달러(약 1억 5,214만 원)까지 오르며 투자심리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같은 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도 10만 9,000달러(약 1억 5,111만 원) 이상을 유지하며 사상 최고가 대비 불과 2.2%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정치적 파트너였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결별도 이번 움직임의 큰 배경이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양측의 정책 충돌로 인해 관계가 공개적으로 틀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일시적 *혼란*을 겪은 바 있다. 머스크는 이번 창당선언을 통해 트럼프와 단절한 이후 자신만의 정치적·경제적 비전을 실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오는 7월 9일 예정된 미국-유럽연합 간 무역관세 협상도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협상이 지연되거나 유리한 방향으로 마무리될 경우, 비트코인이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번 아메리카당 출범을 통해 머스크는 단순한 기업가가 아닌 ‘암호화폐 정당’의 리더로서 새로운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을 정치 아젠다로 끌어올리는 그의 행보가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과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