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가 비트코인 사토시 비전(BSV)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기준 상위 116위에 올라섰다. 리플은 달러화에 연동된 RLUSD를 시장에 도입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한때 사토시 나카모토의 원래 비전을 계승한다고 평가받던 BSV를 넘어서는 상징적인 사건을 일궈냈다. 이로써 RLUSD는 스테이블코인 중에서도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며 대형 프로젝트 반열에 올랐다.
현재 RLUSD의 시가총액은 5억 5,770만 달러(약 7,761억 원)에 달하며, 이는 BSV의 최근 시총을 앞선 수치다. RLUSD는 본래 1달러 고정 가치를 유지하는 안정적인 성격 덕분에 가격 변동 없이 거래되고 있지만, 하루 거래량이 약 5억 1,200만 달러(약 7,115억 원)로 BSV의 거래량 5,800만 달러(약 806억 원)의 무려 9배를 넘는다. 시장 참여자들의 선호도 격차가 이 수치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거래 활성도 측면에서도 RLUSD는 이례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하루 거래량이 시총의 91.9%에 달하며, 이는 예외적인 수준으로, 통상적인 스테이블코인 대비 참여율이 훨씬 높다는 분석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RLUSD는 현재 스테이블코인 전체 순위에서 8위를 기록 중이며, 달러화에 고정된 토큰들만 놓고 봤을 때도 동일한 순위다. 전체 USD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270억 달러(약 315조 3,000억 원)에 달한다.
RLUSD의 급성장 배경에는 강력한 인프라와 투명한 운영이 있다. 주요 준비금은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금융기관 BNY 멜론이 관리하고 있으며, 이 은행의 자산운용 규모는 2조 달러(약 2,780조 원)를 넘는다. 이러한 신뢰 기반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RLUSD를 ‘가장 신뢰받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부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리플은 자사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내부 생태계 지원을 넘어서, 글로벌 결제 및 자산 운용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전략을 실행 중이다. 실제로 RLUSD는 리플넷을 활용한 국제 결제에 빠르게 통합되고 있으며, 향후 기업 고객들의 자산 운용 옵션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블룸버그가 인용한 JP모간의 시장 전망에 따르면 2028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 달러(약 2,7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과장됐다는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의 인프라 수준을 고려할 때, 시장 성장률은 2~3배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리플 입장에서는 보수적인 추산이라 해도 충분히 전체 시장 내 점유율을 급격히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시장의 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RLUSD는 기술력, 신뢰, 인프라 세 요소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첫 승리를 거뒀다. 앞으로 리플의 행보와 RLUSD의 성장궤적은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또 다른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