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초로 현물 XRP에 직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ETF 발행사 렉스-오스프리(REX-Osprey)는 이달 셋째 주 안에 ‘XRPR’이라는 티커로 해당 XRP ETF 출시를 공식화했다. 그간 수차례 연기됐던 만큼 이번 공개 일정에는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렉스-오스프리 측은 해당 ETF가 XRP 보유량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3위 암호화폐인 XRP에 대한 현물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첫 미국 ETF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상품은 전통적인 현물 ETF 형태로 운영되지만, 단순 암호화폐 보유를 넘어 미 국채와 일부 파생 상품까지 포함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폭스비즈니스 소속 기자 엘리노어 테렛(Eleanor Terrett)은 이 ETF가 ’40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에 따라 등록된 규제 우위 상품으로, 현물 XRP 보유 외에도 현금, 재무부 채권, 파생상품 등을 혼합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현물 ETF보다 규제가 더 강해 일반 투자자들이 제도권에서 접근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의 ETF 전문 분석가 제임스 시파트(James Seyffart) 역시 "XRPR이 이번 주 안에 거래소에서 상장될 예정"이라며 소식을 확인했다. 그는 앞서 렉스-오스프리가 출시를 예고했던 도지코인(DOGE) ETF와 함께 XRP ETF의 론칭이 지연됐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일정이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다수의 XRP ETF 신청서에 대한 최종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제출한 ETF 신청 역시 SEC의 지연 통보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SEC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기반 ETF에 비해 모든 XRP ETF에 유독 더 강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XRPR ETF 발표가 XRP 가격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토요일 기준 XRP는 3.19달러(약 4,429만 원)까지 올랐으나 이후 6% 이상 하락하며 현재 3달러(약 4,170만 원) 지지선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관용 ETF 출시가 단기적 가격 회복보다는 장기적으로 제도권 유입과 신뢰 제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물 XRP 투자 상품의 미국 내 공식 등장은 리플(XRP) 생태계뿐 아니라 암호화폐 ETF 산업 전반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제도와 기술이 통합되는 과도기에서 투자 옵션의 다변화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