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검증인들이 대규모 언스테이킹에 나서며 관련 대기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메인넷의 거래 수요와 탈중앙금융(DeFi) 영향력 또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크의 혼재된 신호 속에서도 ETH는 4,500달러(약 625만 원) 선 유지에 도전하고 있다.

17일 기준 약 2,600,000 ETH, 한화로는 약 1조 6,680억 원 상당이 언스테이킹을 위해 대기 중이다. 이는 사상 최대 수치일 뿐 아니라, 네트워크 역사상 가장 긴 약 44일의 대기 기간을 기록했다. 반면에 신규 스테이킹 대기 물량은 50만 ETH 미만으로 떨어지며 스테이킹 수요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언스테이킹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매도 압력이 단기적으로 급증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유출 확산은 일견 부정적인 신호로 보일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기관의 매수 기회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디지털 자산을 기업 재무제표에 포함하려는 움직임도 증가하고 있어, ETH의 보유 주체가 재편될 개연성이 있다.

한편, 레이어2(L2) 전송과 관련된 이더리움 블롭(blob)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뱅크리스(Bankless) 공동 창업자이자 이더리움 생태계 투자자인 라이언 션 아담스(Ryan Sean Adams)는 블롭 가용 용량이 거의 가득 찼다고 언급했다. 블롭은 영구 저장되는 데이터가 아닌 임시 데이터로, EIP-4844 이후 도입돼 온체인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현재 네트워크는 블롭 활용량 증가에 따라 ETH 소각 속도도 빨라지는 구조다.

Aave는 이더리움 메인넷의 생명력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Aave 젠터 DAO의 핵심 인사인 마크 젤러(Marc Zeller)는 "연내 Aave 전체 수익 중 86.6%가 이더리움 메인넷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폴리곤(MATIC), 아발란체(AVAX), 아비트럼(ARB), 옵티미즘(OP) 등 다양한 L2·L1에서 운영되는 Aave 프로토콜이 실제로는 메인넷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가운데 ETH 가격은 4,500달러(약 625만 원) 선 저지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24시간 기준 거래량이 증가한 가운데 시세는 4,483달러(약 623만 원)로 소폭 상승 중이다.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더리움은 지금 스테이킹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과 확장성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데이터 구조 기술과 L2 활용 확대, 그리고 핵심 프로토콜 수익 구조 등 다각적 신호가 교차하는 시기인 만큼, 향후 가격 방향성도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