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첫 금리 인하에 나서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번 결정은 고용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반등이라는 이중 리스크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최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0~4.25% 수준으로 낮췄다. 이는 투자자 예상과 일치한 결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발표 직후 회견에서 "실업률은 여전히 낮지만 고용증가 속도는 둔화 중이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고용시장에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갈렸다.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스티븐 미란 신임 이사는 더 큰 폭인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이는 정치적 변수와도 맞물린다. 미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로, 보다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 내부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연준 위원 15명 중 9명은 올해 두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본 반면, 6명은 동결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시장 내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1.5%로 지난해 2.5%에서 크게 둔화됐으며, 소비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부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은 노동시장 리스크 방어를 위한 판단이며, 향후 금리 결정도 고용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반응 역시 주목된다. CME 선물시장에서 10월 FOMC에서도 추가 0.25%포인트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87.7%로 반영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현재 2.9%로 연준 목표치인 2%를 초과한 가운데, 연속 4개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정책 방향에 중요한 변수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은 이번 금리 인하에 차분하게 반응했다.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측된 조치였던 만큼 변동폭은 제한적이었다. 비트코인(BTC)은 장중 한때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11만 7,500달러(약 1억 6,333만 원)선으로 소폭 조정됐다. 반면 이더리움(ETH)은 3%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4,600달러(약 639만 원)를 돌파했고, 솔라나(SOL), 도지코인(DOGE), 에이다(ADA),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아발란체(AVAX) 등 주요 알트코인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향후 연준의 보폭 조절이 금융시장 전반과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정치적 변수가 통화정책 방향에 얼마나 작용할지를 두고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