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3,000달러(약 4,170만 원) 붕괴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전반에 걸친 급격한 하락세 속에서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한 이더리움이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지표는 물론, 시장 심리 역시 약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라 단기 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을 뒤흔든 대규모 청산 이후, 이더리움은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루 만에 10억 2,000만 달러(약 1조 4,178억 원) 규모가 강제 청산됐고, 그 중 2억 6,900만 달러(약 3,741억 원)는 이더리움에서 발생해 비트코인(BT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되며 시장 구조 자체가 흔들렸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차트 분석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4,200달러(약 5,838만 원) 저항선 돌파에 실패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현재 가격은 3,730달러(약 5,184만 원) 수준으로,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지지선인 200일 이동평균선도 3,500달러(약 4,865만 원)에서 위협받고 있으며, 이마저 무너질 경우 3,0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시장 심리 또한 악화일로다. RSI(상대강도지수) 지표가 40 아래로 내려가는 등 매수세가 거의 실종된 상황이고, 거래량 역시 매도 주도 양상이 뚜렷하다. 일부 투자기관과 고래 투자자들이 미래 변동성을 의식해 점진적인 익절 또는 손절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기술적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시각도 많다. 특히 비트코인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에서 강하게 저지당한 이후, 시총 상위 알트코인 대부분이 동반 급락하면서 이더리움 또한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 이더리움 롱 포지션이 집중된 탓에 하락폭이 더욱 증폭되며, 변동성 확대에 대한 방어적 투자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3,500달러 선에서의 반등 가능성을 거론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술적 반등이 근본적인 추세 복구로 이어지기엔 현재 시장의 매도 압력이 지나치게 크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3,000달러선 아래로 내려갈 경우, 이는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닌 중기적 하락 전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시장의 공통된 분위기는 방어적이다. 당분간 이더리움은 추가 하락 위험 속에서 저점을 다지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며, 뚜렷한 매수세가 돌아오지 않는 한 상승 전환은 요원해 보인다. 이번 하락세가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의 서막이 될지는 향후 며칠 간의 흐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