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며 10월 마감을 앞둔 가운데 전 세계 세 가지 주요 이슈가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인도에서 이례적인 법원 판결로 리플(XRP)에 대한 법적 보호가 처음으로 생기면서 현지 암호자산의 법적 지위가 강화됐고, 마운트곡스(Mt. Gox)는 채무 불이행 피해자에 대한 비트코인 상환 시점을 2026년으로 1년 추가 연기했다. 여기에 중국 중앙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을 향해 새로운 경고 메시지를 날리며 반(反) 암호화폐 기조를 재확인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마드라스 고등법원은 최근 XRP 보유자 한 명의 청구를 인용하면서, 해킹 피해를 공동 분담시키려 한 인도 거래소 와지르엑스(WazirX)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소송 대상은 3,532개 XRP로, 당시 가치로는 약 9,400달러(약 1,307만 원) 수준이었지만 법적 상징성은 훨씬 컸다. 재판부는 “암호화폐는 점유 가능한 재산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며, 해당 자산을 무단으로 재분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와지르엑스 측에 956,000루피(약 11,500달러, 약 1,599만 원)의 은행 보증을 요구했다. 이는 인도 사법 기관이 디지털 자산에 ‘소유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로, 향후 유사 분쟁에 중대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마운트곡스 청산이 다시 한 번 연기되며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원래 2025년 10월로 예정됐던 채권자 상환은 2026년 10월로 1년 미뤄졌다. 트러스트 측은 “상환 절차의 미비와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들었지만, 시장에서는 고의적 지연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연기된 상환 대상은 총 140,000 BTC 규모로, 현재 시세 기준 약 150억 달러(약 20조 8,500억 원)에 달한다. 그나마 일시적인 대규모 매도 우려는 해소됐지만, 해당 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경우 수급 불균형 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미치는 ‘시스템 위험’을 언급하며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협 요소로 다시 거론했다. 인민은행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규제 공백이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며 원화 주권에 대한 훼손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중국의 반(反) 암호화폐 기조를 재확인하는 발언이지만, 특히 최근 USDT나 USDC처럼 아시아 시장에서 유동성 핵심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직접 지적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와 같은 소식 속에 비트코인은 현재 115,300달러(약 1억 6,011만 원) 선을 호가하며 단기 저항선과 지지선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예정된 미 연준의 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 메타($META), 애플($AAPL), 아마존($AMZN)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요 매크로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총 시가총액 약 15조 2,000억 달러(약 2경 1,128조 원) 규모의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을 발표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암호화폐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현재 XRP는 인도 법원의 판결을 발판삼아 회복세를 보이며 2.61달러(약 3,626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기술적 차트상 2.80달러(약 3,894원)가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이 인도 내 암호자산 권리 확보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줄 경우 수요 기반 확대와 함께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11월을 앞둔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111,000달러(약 1억 5,429만 원)에서 11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 사이의 가격대를 좁히고 있다. 기술적 반등 여부와 함께 거시 이벤트 결과에 따라 다음 달 첫 주 거래 분위기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