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20배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숏 포지션이 포착돼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고래(대량 보유자) 거래도 급증하며 가격 하방 압력에 가세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은 11월 16일, 장외 카지노 플랫폼 루벳(Roobet) 및 스테이크(Stake)와 연관된 한 트레이더가 비트코인(BTC), XRP, 지캐시(ZEC)를 대상으로 총 1억 9,600만 달러(약 2,627억 원) 규모의 공격적인 숏 포지션을 새롭게 개설했다고 전했다. 이 중 XRP에 대한 포지션은 약 1,234만 개의 XRP, 금액 기준으로는 약 2,740만 달러(약 367억 원)에 달하며 20배 레버리지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XRP는 11월 11일 고점인 2.56달러에서 하락세를 이어와 보도 시점 기준 2.22달러로 거래되며 6일 연속 하락 중이다. 11월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약 5.97% 하락했으며, 2024년 11월 이후 지지선 역할을 하던 주간 50일 이동평균선(2.543달러)도 이탈해 기술적 신호 역시 부정적으로 전환됐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고래들의 대규모 매도도 관측됐다. 분석가 알리(Ali)에 따르면 최근 48시간 동안 약 2억 개에 달하는 XRP가 고래 주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소 거래 단위가 100만 달러 이상인 고래 거래가 총 716건 발생하면서, 최근 4개월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기록했다.
이러한 급격한 거래 활성화는 최근 출범한 카나리(Canary) XRP ETF의 성공적인 상장과도 연결된다. 상장 첫날 거래량만 5,800만 달러(약 778억 원)에 달하며 역대 ETF 중 최고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 긍정적 기대감을 안겨준 ETF 상장과 달리, 트레이더와 고래들의 동시 매도 움직임은 XRP 투자자들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한편 익명의 지갑 간 대규모 거래도 포착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은 4,500만 개 규모의 XRP가 두 차례에 걸쳐 미확인 지갑 간 이동됐다고 전했다. 총 이동 금액은 약 1억 100만 달러(약 1,354억 원)에 달한다.
단기간 내 과열된 파생상품 거래와 고래 매도, 기술적 지표의 약세가 겹치며 XRP 시장은 향후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숏 포지션이 추세를 바꿀 결정적 전조인지, 혹은 일시적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