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스토어(RoboStore)가 새 법인 로보(Robo Inc.)를 세우고 미국 내 로봇 제조·통합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외국산 첨단 로봇 장비를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하면서 새 모델의 미국 인증 문턱이 높아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로보스토어는 8월 10일 발표문에서 로보를 출범하고 뉴욕 롱아일랜드에 6만6000평방피트 규모 시설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보는 이 시설에서 2027년 1분기 미국 현지화 로봇 솔루션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로보스토어는 자사 사이트에서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공식 미국 유통사라고 소개해왔다. 이번 전환은 단순 유통에서 미국 기반 조립,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 보안·안전 테스트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축을 옮기는 내용이다.
FCC는 7월 28일 외국산 첨단 로봇 장비와 전력 인버터를 커버드 리스트에 추가했다. 커버드 리스트는 국가안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통신 장비와 서비스 목록으로, 대상 장비는 미국 내 신규 인증과 판매 절차에서 제한을 받을 수 있다.
스캐든(Skadden)은 8월 5일 법률 검토 문서에서 이번 조치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을 포함한 외국산 첨단 로봇 장비의 새 FCC 인증을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FCC 인증을 받은 모델과 기존 보유 장비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규제의 기준은 '중국산'이라는 표기만이 아니다. 스캐든은 외국산 여부를 미국 내 제조와 국내 부품 비용 비중 등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에 센서, 네트워크 연결, 자율 이동·데이터 수집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 통신 장비와 비슷한 보안 심사 대상이 된다. 로봇이 기계 장비를 넘어 데이터 수집과 통신 기능을 갖춘 네트워크 장치로 다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로보는 발표문에서 로보스토어가 지금까지 휴머노이드·사족보행 로봇 1500대 이상을 판매·배치했고 고객 4500곳 이상을 상대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설치 장비에 대해서도 부품, 수리, 업그레이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안보 규제가 통신 장비에서 로봇과 전력 장비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본지는 중국산 광트랜시버 수입 제한 가능성이 미국 통신·전자 공급망 논쟁으로 번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봇 유통사는 그동안 해외 완제품을 들여와 고객에게 납품하고 유지보수하는 구조를 주로 활용해왔다. 새 규정 아래서는 생산지, 부품 구성, 소프트웨어 통합 방식, 인증 경로가 모두 판매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세마포(Semafor)는 관련 보도에서 이번 조치가 미국 로봇 업체에도 온쇼어링 압박을 준다고 전했다.
앤드루 강(Andrew Kang) 로보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는 세마포에 "그렇게 광범위한 조치가 최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 규정이 만드는 제약을 단기간에 풀기 어렵다고 봤다.
반면 에번 비어드(Evan Beard) 스탠더드 봇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기술을 소유해야 한다. 로봇은 여기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미국 내 기술 통제와 생산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보스토어의 전환이 실제 생산 비용과 납기, 인증 절차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시설 가동 뒤 확인될 사안이다. 회사가 제시한 생산 목표 시점은 2027년 1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