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이 7월 전월 대비 0.32% 오르며 넉 달 연속 상승했다. 미국 전국 주택가격의 실질 가치는 14개월째 하락해 명목 가격과 체감 가치의 흐름이 엇갈렸다.
S&P 코탈리티 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종합지수의 7월 상승폭은 시장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월간 상승폭은 2025년 12월 이후 가장 컸고, 연간 상승률도 2025년 5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레베카 카우프먼(Rebecca Kaufman) S&P 다우존스 지수 원자재 부문 부국장은 주택가격 흐름이 "통상적인 계절 패턴에서 눈에 띄게 벗어났다"고 말했다. 계절적으로 거래가 늘어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도 7월 상승폭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도시별 격차는 컸다. 시카고는 7월 연간 상승률이 6.9%로 5개월 연속 20개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뉴욕과 마이애미도 연간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서부 지역은 약세가 이어졌다. 시애틀 주택가격은 연간 1.6% 내려 2개월 연속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라스베이거스는 1.3%, 덴버는 1.1% 하락했다.
카우프먼은 동부와 서부의 격차가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8개 동부 대도시 가운데 6곳은 7월 연간 변동률이 6월보다 개선됐지만, 8개 서부 대도시에서는 2곳만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번 지표는 지난달 발표된 6월 자료와도 차이를 보였다. 본지는 앞서 미국 20대 도시 주택가격이 6월 전년 대비 2.1% 상승하고 시카고가 6.9% 오른 사실을 보도했다. 7월에도 시카고의 상승률은 같았지만, 월간 상승폭과 지역별 격차가 새로 확인됐다.
명목 가격이 올랐다고 주택 구매력이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의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규 주택가격 하락, 주택건설업체 심리 약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전국 주택가격의 실질 가치는 7월에도 하락해 14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명목 가격은 상승했지만 물가를 고려한 주택가치는 줄어든 셈이다.
케이스실러 지수는 거래 시점보다 늦게 반영되고 여러 달의 거래를 평균 내는 특성이 있다. 7월 상승률은 최근 거래 여건을 즉시 보여주는 수치라기보다 과거 거래가 뒤늦게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이 지수는 미국 주요 도시의 기존 주택가격 변화를 추적하는 지표다. 월별 변동과 연간 변동을 함께 보여주지만, 개별 지역의 거래 조건이나 최근 금리 변화가 즉시 반영되지는 않는다.
지역별 차이는 주택시장 회복세가 전국적으로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부 일부 도시는 상승세가 강했지만 서부 주요 도시는 연간 가격 하락을 이어갔다.
주택가격 지표는 가상자산 업계의 실물자산 토큰화 논의와도 연결된다. 갤럭시는 앞서 미국 주택가격을 온체인 상품으로 옮기는 구상에 5000만달러(약 679억원)를 약정했다. 다만 이번 케이스실러 지표가 해당 상품이나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결국 7월 미국 주택시장은 명목 가격 상승과 실질 가치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달로 기록됐다. 지역별 가격 흐름과 물가·금융비용의 영향을 함께 확인해야 주택시장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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