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의 'Genius Act' 통과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비은행 기관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한국은행이 상업은행과 함께 폐쇄형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예금' 실험을 진행 중임을 언급하면서도, 핀테크 업계가 요구하는 비은행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자본 흐름 통제와 통화주권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규제받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할 경우, 달러 기반 자산으로의 전환을 더욱 쉽게 만들어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일반화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달 경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그는 “사적 자금이 유입되면 통화량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며 “이는 단순한 통화정책 이슈를 넘어 자본통제 및 은행시스템 구조 전반과 연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술 발전으로 KYC(고객신원확인) 등 불법자금 차단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기술이 완벽한지 여부는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낮은 경제 성장률(2025년 전망 0.8%)과 고령화 문제를 고려해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은 연간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49%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GDP 대비 9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통화정책 결정 시 가장 큰 부담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추가 인하의 속도와 시점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미중 무역 갈등과 7월 9일 이후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향후 상황은 유동적"이라며 신중한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