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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테이블코인, 진짜 돈이 되려면 넘을 3 가지 문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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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6z 리서치로 본 유동성·주권·신용의 조건… 한국은 준비돼 있는가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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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정말 ‘돈’이 될 수 있을까?”

단순한 물음 같지만, 이 질문은 지금 전 세계 블록체인과 금융 정책의 본질을 꿰뚫는다. 미국 벤처캐피털 a16z crypto가 최근 발표한 리서치 보고서는 이 질문에 구조적으로 접근한다. 스테이블코인이 실제로 법정화폐처럼 기능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세 가지 문턱이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Liquidity), 주권(Sovereignty), 신용(Credit) — 바로 이것이 화폐화의 핵심 조건이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적 요건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통화 질서와 국가 정책, 시장 인프라를 포함한 총체적 과제다. 특히 한국처럼 디지털 금융 인프라는 앞서 있지만 제도화는 더딘 나라에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첫 번째 문턱: 유동성 – 누구나 쉽게 쓰고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이 돈처럼 기능하려면, 시장 안팎에서 매끄럽게 사용 가능해야 한다. 지금처럼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실질적 결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온·오프 램프 인프라가 필수다.

a16z는 이를 위해 탈중앙 결제 네트워크, 예금·출금 시스템, 그리고 은행·핀테크와의 협력을 통한 ‘클리어링 하우스(결제망)’ 수준의 유동성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Circle은 미국 내에서 은행 인가 신청을 통해 이런 유동성 확보를 시도하고 있으며, Stripe는 USDC 결제 지원을 선언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강력한 결제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법적 제약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과의 통합은 요원하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은 현실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이며, 그로 인해 탈중앙 결제 시스템 실험도 제한적이다.

두 번째 문턱: 주권 – 국가의 통화 정책과의 긴장

두 번째 문턱은 국가의 통화 주권과의 충돌 가능성이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기반이다. 이런 구조에서 USDC, USDT는 실질적으로 디지털 달러로 작용하며, 자국 통화가 약한 국가에서는 이미 비공식적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a16z는 이를 “디지털 달러화”로 표현하며, 각국 정부가 통화정책 도구를 상실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한다.
대표적으로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터키 등 고인플레이션 국가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수요는 법정통화보다 높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통화 주권이 안정적인 편이지만, 디지털 자산 시대에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의 공존이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 과연 정부는 통제를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민간 혁신과의 균형을 찾을 것인가.

세 번째 문턱: 신용 – ‘무엇으로 담보하느냐’의 문제

화폐는 신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의 신뢰는 어디서 오는가?

현재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와 예금 등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한다. USDC는 약 70% 이상을 단기 국채로 담보하고 있으며, 이는 약 1280억 달러 규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담보 구조가 궁극적인 해결책일까?

a16z는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더 유연하고 확장성 있는 통화로 자리잡기 위해선, RWA(실물자산의 온체인 토큰화), 프로그래머블 담보, 온체인 신용 시스템 등 새로운 구조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경우, 금융기관이 디지털 예금이나 채권을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담보화하는 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다. 법률적 해석과 회계 기준, 금융감독 기준 등이 정비되지 않아 본격적인 실험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 가지 문턱 앞에 선 한국의 선택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전 세계 유통량은 약 2300억 달러를 넘었으며, 월간 거래량은 2조 달러에 육박한다. 단일 프로젝트인 USDC만 해도 누적 거래량 18조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디지털 통화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한다.

한국은 이 흐름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디지털 인프라와 사용자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법제도는 여전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이다. 지금과 같은 규제 공백 상태로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국제 금융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a16z는 말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화폐에 대한 근본적인 재설계 실험이다.”


🖊️ 기자 메모

스테이블코인은 단지 ‘가격이 고정된 코인’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 시장, 기술이 얽힌 가장 복잡한 금융 구조 실험이다. ‘진짜 돈’이 되기 위한 세 가지 문턱은, 결국 디지털 시대의 신뢰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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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n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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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gob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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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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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legoboss

2025.07.06 01:15:43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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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ini

2025.07.05 20:26:17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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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5.07.05 18:56:04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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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도

2025.07.05 18:33:4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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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치

2025.07.05 18:14:35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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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25.07.05 14:45:49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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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코스모스

2025.07.05 14:41:03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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