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평은 1927년 프리츠 랑(Fritz Lang)의 고전 영화 〈Metropolis〉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원작이 산업화의 디스토피아, 즉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를 경고했다면, 이번 패러디는 ‘AI가 경제를 지배하는 현실’을 비춘다.
포스터 중앙의 인간형 로봇은 더 이상 영화 속 상상물이 아니다. 이제 그것은 데이터센터의 냉각팬과 GPU, 그리고 인공지능 모델의 상징으로 재탄생했다. 그 뒤로 펼쳐진 도시 — AIpolis — 는 강철 대신 전력선을, 연기 대신 광케이블로 이루어진 새로운 신전(神殿)이다.
2025년 상반기 미국 경제 성장의 92%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나왔다는 하버드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 (Jason Furman)의 분석처럼, 이 만평은 현대 경제의 중심이 ‘사람’에서 ‘서버’로 이동한 아이러니를 시각화한다.
도시의 황금빛은 번영처럼 보이지만, 그 속엔 인간의 그림자가 점점 희미해진다. ‘AIpolis’는 화려한 미래의 이름이자,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 만든 디지털 메트로폴리스다.
한 세기 전, 메트로폴리스는 “기계의 도시”를 예언했다. 이제 AI폴리스는 “데이터의 도시”를 증언한다. 도시를 움직이는 건 더 이상 사람의 손이 아니라, GPU의 열기와 알고리즘의 계산이다.
그리고 질문은 남는다 — 우리는 이 도시의 주인인가, 아니면 또 다른 기계의 노동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