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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테이블코인은 '트로이 목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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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탈을 쓴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국민을 감시하는 '트로이 목마'가 되지 않으려면, 국가의 통화 주권보다 개인의 금융 주권을 우선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수적이다.

 [사설] 스테이블코인은 '트로이 목마'인가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날아온 경고장이 섬뜩하다. 워렌 데이비슨 미 하원의원이 지난 2025년 통과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을 두고 쏟아낸 작심 비판은, 지금 우리가 '혁신'이라 믿고 받아들이려는 스테이블코인의 실체가 과연 무엇인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는 이 법안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양성화하는 척하지만, 실상은 정부와 은행이 개인의 모든 금융 활동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고 통제할 수 있게 만드는 '트로이 목마(Trojan Horse)'라고 규정했다.

데이비슨 의원의 통찰은 디지털 금융의 허상을 정면으로 찌른다. 지니어스 법이 강제하는 '계좌 기반(Account-based)' 시스템은 암호화폐의 존재 이유인 탈중앙성을 말살한다. 내 돈을 내가 보관하고(Self-custody) 자유롭게 이체하는 '디지털 현금'이 아니라, 은행과 정부의 장부에 기록되고 그들의 승인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디지털 족쇄'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디지털 신분증(Digital ID)을 매개로 한 상시 감시 체계, 즉 전체주의적 성격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가는 고속도로를 닦는 꼴이다.

그동안 본지는 달러 패권이 디지털 자산 시장을 잠식하는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통화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원화(KRW) 스테이블코인의 조속한 도입을 주창해왔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그 주장의 대전제를 다시금, 그리고 아주 무겁게 바로잡고자 한다. 국가의 '통화 주권'보다 선행되어야 할 절대 가치는 바로 국민 개개인의 '금융 주권'이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이 정부가 24시간 감시하고, 버튼 하나로 국민의 지갑을 동결할 수 있는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면, 그것은 화폐가 아니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권력자에게 시민들이 제 발로 걸어 들어가 갇히는 꼴이다. 데이비슨 의원의 경고처럼 "편의"와 "보호"라는 미끼로 포장된 이 시스템은 "자유의 코스메틱 환상(Cosmetic illusion)"일 뿐이다. 이 트로이 목마를 성문 안으로 들이는 순간, 그 뱃속에 숨어 있던 '빅 브라더'는 우리의 사적 자치와 프라이버시를 유린할 것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독점하여 통제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권력의 욕망이다. 지금의 지니어스 법과 같은 흐름이 한국 금융 당국에 의해 그대로 이식된다면, 우리는 '현금 없는 사회'라는 명분 아래 익명성이라는 시민의 마지막 보루를 잃게 된다. 내가 내 자산을 온전히 소유할 권리가 박탈된 금융 시스템은 그 자체로 재앙이다.

따라서 우리는 균형을 촉구한다. 데이비슨 의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의 정신을 직시해야 한다.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규제는 시스템의 건전성을 위한 것이어야지, 개인을 발가벗겨 감시하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계좌의 아바타가 되어서는 안 되며, 디지털 세계의 실질적인 '현금'으로서 프라이버시와 자기 주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금융 당국과 입법자들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거대한 목마를 성급히 들이기 전에 냉철하게 따져물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을 위한 도구인가, 아니면 국민을 다스리기 위한 통제 장치인가. 통화 주권을 논하기 전에,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자산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개인 주권'이 살아 숨 쉬는 디지털 토대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자유 없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라 억압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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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6.01.05 0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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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ini

2026.01.04 22:44:48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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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1.04 19: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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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1.04 19:26:34

후속기사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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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6.01.04 17:06:2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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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B

2026.01.04 12: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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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이

2026.01.04 11:37:07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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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당

2026.01.04 09:21:46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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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우덩

2026.01.04 07:32:02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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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윤뚜

2026.01.04 07: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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