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독점, '너무 커서 실패할 수 없는' 위험 실체화…OpenAI는 그 상징
지난해 11월, 오픈AI(OpenAI) 경영진이 미국 정부와의 제휴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일종의 ‘구제금융’ 제안처럼 들릴 만큼 민감한 발언이었다. 논란이 가열되자 곧바로 이를 번복했지만,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오픈AI를 포함한 초대형 AI 기업들은 이제 ‘너무 커서 실패할 수 없는(Too Big to Fail)’ 존재가 됐다.
이는 단지 과장된 위기의식이 아니다. 이미 미국 정부는 2024년 구글에 대해 반독점 소송에서 부분 승소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불법적 독점이라는 판결에도 불구하고 크롬 분할이나 광고 사업 해체 같은 실질적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디지털 독점은 시간이 지난 뒤에는 손쓸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다. AI는 그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어, 미래에는 고치고 싶어도 고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AI 독점은 플랫폼을 넘어 기반 인프라로 확대
기술 독점의 위험은 반복되고 있다. 과거 페이스북은 뉴스피드를 무기로 여론을 조작했고, 구글은 브라우저 지배를 통해 웹 표준까지 통제했다. 오늘날 대형 AI 기업들은 이들보다 훨씬 광범위한 영역의 지배력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AI 모델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다. 이는 이메일 작성, 코드 개발, 고객 상담, 법률 검토, 의료 진단 등 지식 노동과 의사결정 전 과정에 관여한다. 두세 기업이 이 같은 AI 인프라를 장악할 경우, 사용자는 이제 앱을 삭제하거나 브라우저를 바꾸는 수준에서 벗어난, ‘탈출 불가능한’ 구조에 갇히게 된다.
AI 대안 생태계 구축 ‘시간과의 싸움’
그렇다고 대안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실리콘밸리 주요 앱들에 대해 우려를 갖고 선택한 이용자들이 실존한다.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한 브라우저 ‘브레이브’는 월 사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했고, 보안 중심 메신저 ‘시그널’도 같은 수준이다. 세계 서버의 96%가 리눅스를 사용하는 점도 보안과 주권에 대한 수요를 입증한다. 또, 구글의 감시광고를 피하기 위해 덕덕고는 매달 30억 건의 검색을 처리 중이다.
AI도 마찬가지다. 탈중앙형 AI 서비스들은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수십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편의성보다 ‘중립성’과 ‘데이터 주권’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크롬보다 8년 늦게 출시된 브레이브가 사용자 1억 명을 확보하는 데는 10년이, 시그널은 왓츠앱 이후 5년 만에 등장했지만 여전히 30억 사용자 규모에는 한참 못 미친다. 첫 승자가 모든 혜택을 가져가는 AI 패권 경쟁에서 대안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AI 독점은 사회 전체 위험…지금이 마지막 창구
오픈AI의 ‘정부 제휴 발언’은 단순한 경고 신호가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 됐다. 소셜미디어 독점이 뉴스 피드 조작 수준에 머물렀다면, 인공지능 독점은 인간의 사고, 판단, 현실 인식 자체를 좌우한다. 구글이 검색 기록을 팔았다면, AI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예측하고 재편할 힘을 갖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AI 인프라에 들어가는 글로벌 지출은 1조 5,000억 달러(약 2,160조 3,000억 원)에 달하고, 2026년에는 5,000억 달러(약 720조 1,000억 원)가 추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소수의 클라우드 제공업체와 반도체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반면, 동일 기간 탈중앙형 AI 프로젝트들이 모은 자금은 고작 4억 3,600만 달러(약 628억 7,0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과거에도 리눅스, 비트코인(BTC), 암호화 메신저 등이 주류에 대한 대안으로 성공한 전례가 있다. 처음에는 느리고 불편했지만, 결국 필수가 됐다. 문제는 때를 놓치면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과거 페이스북의 실수, 구글의 실수는 되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AI에서의 실수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그 창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 “AI 독점 시대, 주권을 지키는 유일한 무기: 데이터 리터러시와 보안 의식”
거대한 AI 기업들이 인프라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단순한 사용자(user)를 넘어 ‘검증자(verifier)’로 진화해야 합니다. 오픈AI의 정부 제휴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앞으로 벌어질 지형 변화를 알리는 징후입니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AI에게 우리의 사고와 판단까지 맡길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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