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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은 애초에 중립적이지 않았다…비트코인이 드러낸 인간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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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매크로 투자자 휴 헨드리가 폭락장에 꺼낸 진단—법정화폐의 본질, 비트코인의 구조, 그리고 가장 취약한 고리는 언제나 사람이었다.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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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자. 현대의 화폐 시스템은 도덕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히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작동할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졌을 때, 미국 정부는 "시장이 알아서 청산하도록" 두지 않았다. 규칙을 구부렸다. 세금으로 은행을 살렸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경제가 멈추자 전 세계가 동시에 돈을 찍어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유동성 공급.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인플레이션,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매번 패턴은 똑같았다. 오늘의 고통을 미래로 미루고, 손실을 사회 전체에 나눠 뿌리고, 일단 오늘을 버텼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매크로 헤지펀드 매니저 휴 헨드리는 이것을 "속임수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덧붙인다. 이 속임수의 청구서는 언제나 같은 사람들이 받는다고. 주식도, 부동산도, 달러 자산도 없는 사람들. 인플레이션은 평등하지 않다.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인플레이션은 그냥 숫자가 오르는 것이지만, 월세 내고 장 보는 사람에게는 매달 줄어드는 실질 소득이다.

비트코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했다. 이 시스템을 대체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 옆에 던진 하나의 질문으로서.

비트코인의 핵심은 단순하다. 공급이 늘지 않는다. 2,100만 개. 끝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10배, 100배 올라도 채굴량이 늘지 않는다. 이것이 금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금은 가격이 오르면 채산성이 맞지 않던 광산들이 다시 문을 열고, 새로운 매장지를 탐사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2000년대 초 온스당 300달러였던 금 가격이 지금 5,000달러에 근접하면서,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은 수십 년간 채굴을 했음에도 오히려 늘어났다. 금은 가격 신호에 반응한다.

비트코인은 반응하지 않는다. 헨드리의 표현대로 "인센티브를 거부하도록 설계된 유일한 자산"이다.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는 가격과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실행된다. 이 규칙은 코드에 박혀 있고, 어떤 정부도, 어떤 중앙은행도, 어떤 대통령도 바꿀 수 없다.


비트코인의 결함은 기술이 아니라 계시에 있다. 미래를 너무 일찍, 너무 선명하게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그 비전을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으로 붙잡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 Hugh Hendry


그렇다면 왜 비트코인은 지금 고점 대비 반토막인가. 폭락할 때마다 새로운 이유가 붙는다. 이번엔 양자컴퓨팅, 저번엔 중국 규제, 그 전엔 레버리지 청산. 헨드리는 이 모든 설명이 본질을 비껴간다고 말한다. 진짜 이유는 하나다. 사람이 못 버텼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구조적으로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한다. 미래가 분명히 보이는데 현재가 고통스럽고, 정답을 알면서도 손실이 쌓일 때—우리는 이성이 아니라 본능으로 반응한다. 나중의 큰 보상보다 지금 당장의 고통 제거를 선택한다.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신경과학적 사실이다. 성경에서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 부인한 것도 같은 이유다.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는 순간 뇌가 먼저 반응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보유자들도 똑같다. 논리는 그대로인데 통장 잔고가 반토막 나는 순간, 뇌는 출구를 찾는다.

그래서 폭락은 반복된다. 매번 새 투자자들이 들어오고, 고통이 시작되고, 팔고 나가고, 더 낮은 가격에 강한 손이 줍는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구조다.

금 시총 45조 달러, 비트코인 1조 달러. 이 45배 격차를 두고 "비트코인이 아직 검증이 안 됐다"고 말하는 것은 절반만 맞는 말이다. 헨드리의 설명이 더 정확하다. 금은 보유자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믿음도, 인내도, 이해도 필요 없다. 그냥 금고에 넣어두면 된다. 반면 비트코인은 공황 속에서도, 80% 폭락 속에서도, 주변 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도 규칙을 신뢰하기를 요구한다. 시장은 그 심리적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45배 할인의 상당 부분은 수학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인간 심리에 대한 불신이다.

헨드리는 이 구도가 결국 바뀔 것이라고 본다. 초기 비트코인은 이념으로 보유했다. 그다음은 투기로 보유했다. 앞으로는 절차로 보유하게 된다. 연기금, 기관, 자산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하는 단계다. 감정 없이. 폭락에 흔들리지 않고. 이 전환이 일어날 때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줄고, 금과의 격차도 좁혀진다.

헨드리의 결론은 불편하지만 명쾌하다. 수학은 버틸 것이다. 256비트 암호화는 당분간 뚫리지 않는다. 양자컴퓨팅 위협도 실재하지만, 이것은 코드의 문제가 아니라 업그레이드에 합의할 수 있는 인간 공동체의 문제다. 결국 비트코인의 유일한 취약점은 그것을 들고 있는 우리다.

자산이 부서지는 게 아니다. 보유자가 부서진다.

지금 이 폭락이 그 증거다. 동시에, 다음 사이클의 시작이기도 하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구조다.

본 사설은 전 Eclectica 자산운용 대표 휴 헨드리의 에세이 'Bitcoin & The Problem Of Hardness'(2025)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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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위당당

2026.02.13 16:13:24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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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치

2026.02.13 10:01:55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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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돌달돌

2026.02.13 09:15:08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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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리박

2026.02.13 08:10:0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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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e

2026.02.13 06:09:26

흥미롭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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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가두아

2026.02.13 05:08:00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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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20만

2026.02.13 05:03:21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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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우덩

2026.02.13 04:57:39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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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윤뚜

2026.02.13 04:53:30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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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셔터

2026.02.13 04:49:12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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