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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I 설비투자의 역설: AI가 돈을 벌지 못하면, 누가 AI에 투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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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돈을 못 벌면 누가 AI를 만들고, AI를 안 만들면 누가 살아남는가 — 6,500억 달러짜리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6,500억 달러짜리 AI 우로보로스.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6,500억 달러짜리 AI 우로보로스.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월가에서 지금 가장 불편한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AI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 AI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투자는 대체 누가 감당하는가?"

S&P 500은 AI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은 이미 두 갈래로 갈라지고 있다. 'AI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들은 여전히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갈수록 패자의 영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 구도가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다.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직전에도 거의 똑같은 양상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vs. 서비스, 벌어지는 격차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의 매크로 전략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하드웨어와 서비스 간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도 통신 장비업체들은 하늘을 찔렀고, 서비스 기업들은 추락했다. 문제는 그 뒤에 무엇이 왔느냐다. 결국 하드웨어 기업들도 함께 무너졌다.

지금 시장이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 격차가 한 번 더 극단으로 벌어진 뒤 정상화될 것인가, 아니면 이미 정점을 찍었는가?"

골드만삭스의 데이터도 이 불안을 뒷받침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P/E(주가수익비율) 51배에 달하며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비쌌던 소프트웨어 업종이, 지금은 27배까지 내려앉았다. 미디어, 자동차, 반도체, 자본재 업종보다도 싸졌다. 1년 만에 벌어진 이 급격한 재평가는 시장이 AI 서비스의 수익성에 대해 얼마나 회의적으로 돌아섰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CAPEX 역설의 핵심

스티펠이 말하는 'CAPEX 역설(Capex Paradox)'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치명적이다.

AI 서비스가 상품화(commodity화)되어 마진이 사라지는데, 그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여전히 천문학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서비스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하면, 그 설비투자 수요 자체가 증발한다. 설비투자가 줄어들면? 지금까지 승자로 군림했던 AI 하드웨어 기업들의 매출도 타격을 받는다.

즉, AI 하드웨어의 호황은 AI 서비스의 건강한 수익 구조 위에서만 지속 가능하다. 서비스가 무너지면, 하드웨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이 역설의 본질이다.

실제로 숫자는 이미 경고를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4사의 2026년 설비투자 계획은 합산 약 6,500억 달러(약 940조 원)에 달한다. 2025년 3,810억 달러에서 약 67~74% 급증한 수치로, 각 기업의 올해 투자 규모가 지난 3년간의 투자액 합계를 넘어서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아마존이 2,000억 달러로 선두를 달리고, 알파벳 1,750~1,850억 달러, 메타 1,150~1,35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약 1,050억 달러(회계연도 기준)가 뒤를 잇는다. 비교를 위해 말하자면, 미국 주요 자동차·방산·에너지·물류 기업 21곳의 2026년 설비투자 합산액이 1,800억 달러에 불과하다. 빅테크 한 곳의 투자 규모가 미국 산업계 전체를 압도하는 셈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자금 조달 방식의 변화다.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이 최대 90%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내부 현금흐름만으로 투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채 시장에 본격적으로 의존하기 시작했다. 2025년 AI 관련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는 최소 2,000억 달러에 달했고, 2026년에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발행이 예상된다.

소매 투자자는 사고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소매 투자자(개인 투자자)들의 행동이다. AI 소프트웨어 ETF인 IGV가 폭락하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 JP모건의 데이터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장에서 오히려 베팅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러나 역사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2020년 이후 테크 섹터에서 변동성이 급등한 국면은 어김없이 급격한 되돌림으로 이어졌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AI 서비스와 AI 하드웨어 간의 이 같은 극단적 격차가 유지된 적은 없었다.

월가의 새로운 전략: 선별적 베팅

골드만삭스는 이 환경에서 새로운 페어 트레이드 전략을 내놓았다. AI에 의해 대체되기 어려운 구조적으로 방어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군을 매수하고, AI 자동화나 내부 개발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기업군을 매도하는 롱-숏 전략이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시대에도 모든 소프트웨어가 죽는 것은 아니지만, AI의 무차별적 수혜를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한 전략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별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

이 논의가 한국 투자자들에게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한국 반도체 산업은 AI 하드웨어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는 직접적으로 글로벌 AI 설비투자에 연동되어 있다. AI 서비스의 수익화가 지연되어 하드웨어 설비투자가 꺾인다면, 한국 수출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

둘째,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기술주 직접 투자 비중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해 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집중 투자는 이 CAPEX 역설이 현실화될 경우 직접적인 포트폴리오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

셋째, AI 시대의 투자는 "AI 관련주를 산다"는 단순한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하드웨어와 AI 서비스의 운명이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스티펠의 분석은, 공급망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AI 혁명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더 이상 쟁점이 아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이 혁명의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 그리고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이 과연 만들어질 것인가. 그 답이 나오기 전까지, 안전해 보이는 투자란 없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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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c

2026.03.01 10:21:13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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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돌달돌

2026.02.24 09:47:32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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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2.23 06:20:10

후속기사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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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2.23 06:20:10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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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당당

2026.02.22 18:30:50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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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ini

2026.02.22 11:46:08

ㄱ ㅅ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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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2.22 07:16:22

탁월한 분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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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26.02.22 07:16:22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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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아리가또

2026.02.22 01:51:42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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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6.02.21 20:34:23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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