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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체인분석] 디파이 AMM은 왜 주식시장의 ‘숨은 비용’을 건드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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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시장조성·고빈도거래 중심 구조에 도전…“주식별 수수료 설계가 핵심”

 [온체인분석] 디파이 AMM은 왜 주식시장의 ‘숨은 비용’을 건드리는가

주식 거래비용은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복잡하다. 증권사 수수료만 비용이 아니다. 실제로는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의 차이, 주문이 시장 가격을 밀어 올리거나 내리는 가격충격, 체결 지연, 유동성 부족이 모두 비용이다. 특히 소형주일수록 이 비용은 더 커진다.

전통 주식시장은 이 문제를 시장조성자와 호가창으로 해결해 왔다. 시장조성자는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고, 그 차이인 스프레드를 보상으로 가져간다. 이들은 가격이 불리하게 움직일 위험, 즉 역선택 위험을 감수한다. 더 쉽게 말하면, 남보다 늦게 정보를 알고 거래 상대방이 되는 위험을 떠안는다. 그래서 변동성이 크고 거래량이 적은 주식일수록 스프레드는 커진다.

이번 논문은 AMM이 이 구조를 다르게 풀 수 있다고 본다. AMM에서는 특정 시장조성자가 호가를 계속 수정하지 않는다. 대신 다수의 유동성 공급자가 주식과 현금을 풀에 넣고, 거래자는 이 풀을 상대로 거래한다. 가격은 풀의 자산 비율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인다. 매수세가 강하면 주식이 줄고 현금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고, 매도세가 강하면 반대로 가격이 내려간다.

핵심은 유동성 공급자의 손실을 어떻게 보상하느냐다. AMM 유동성 공급자는 가격이 오르면 풀 안에서 주식 비중이 줄어들고, 가격이 내리면 주식 비중이 늘어난다. 결국 오른 자산은 덜 들고, 내린 자산은 더 들게 되는 구조다. 디파이에서 흔히 말하는 ‘비영구적 손실’과 유사한 문제가 생긴다. 연구진은 이를 주식시장 미시구조의 언어로 “역선택 비용”으로 해석했다.

논문의 중요한 기여는 이 비용을 복잡한 초단위 호가 데이터 없이도 계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일간 수익률과 거래량만으로 각 주식의 AMM 유동성 공급 위험을 추정하는 공식을 제시했다. AMM에서 하루 동안의 가격 변화는 특정한 방향성 주문 불균형과 1대1로 대응한다. 가격이 많이 움직인 날일수록 유동성 공급자가 감수한 손실도 커진다.

이를 바탕으로 주식별 최적 수수료를 계산하면, 수수료는 변동성이 클수록 높아지고 거래량이 많을수록 낮아진다. 이는 기존 주식시장의 스프레드와 유사한 패턴이다. 다만 차이는 보상 방식이다. 전통 시장에서는 스프레드가 보상이고, AMM에서는 명시적 거래 수수료가 보상이다.

연구진이 제시한 근사식은 직관적이다. 최적 AMM 수수료는 변동성에 비례하고, 주문 크기를 거래량으로 나눈 값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이는 전통 시장에서 널리 관찰되는 가격충격의 ‘제곱근 법칙’과도 맞닿아 있다. 큰 주문일수록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주지만, 그 영향은 주문 크기에 선형으로 증가하지 않고 제곱근 형태로 증가한다는 경험 법칙이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AMM은 전통 금융과 완전히 다른 괴상한 구조가 아니라, 이미 주식시장에서 관찰되는 유동성 비용의 경제적 원리를 다른 방식으로 구현한 구조일 수 있다는 의미다. 호가창의 겉모습은 다르지만, 유동성 공급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그 대가를 받는다는 본질은 같다.

실증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2020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미국 상장 보통주 2,181개, 226만 건 이상의 주식-일 데이터를 분석했다. AMM의 최적 수수료는 평균 2~3bp로 산출됐고, 총 거래비용은 4.5~6.0bp로 계산됐다. 이는 기존 시장의 유효 절반 스프레드 9.2bp, 호가 절반 스프레드 18.3bp보다 낮다.

AMM이 기존 시장보다 낮은 비용을 제공한 날의 비율도 높았다. 유효 스프레드와 비교한 경우 AMM은 89~95%의 거래일에서 더 낮은 비용을 보였다. 호가 스프레드와 비교한 경우에는 98~99%의 거래일에서 AMM이 더 저렴했다.

물론 이 결과를 곧바로 “AMM이 주식시장을 대체한다”는 결론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연구진의 분석은 경제적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지, 규제·세제·운영 리스크까지 모두 해결했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실제 주식시장에서 AMM이 운영되려면 기존 거래소, 브로커, 예탁결제기관, 청산기관과의 연결이 필요하다. 풀에 예치된 주식의 배당과 의결권 처리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주식시장의 거래비용은 자연현상이 아니다. 시장 설계의 결과다. 지금의 호가창 구조가 유일한 답이라는 보장도 없다. 디파이에서 검증된 AMM 구조는 적어도 전통 시장이 다시 들여다볼 만한 설계 대안이 됐다.

한국 자본시장에도 시사점이 있다. 국내 토큰증권 논의는 발행과 공시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발행만으로 시장은 완성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실제로 사고팔 수 있어야 하고, 유동성이 있어야 하며, 그 유동성 공급의 비용이 낮아야 한다. 토큰화 증권 시장이 기존 비상장주식 거래소의 디지털 버전에 머문다면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토큰화 시대의 거래소는 기존 호가창을 그대로 옮길 것인가, 아니면 AMM 같은 새로운 시장 설계를 받아들일 것인가. 전통 금융이 디파이를 비웃던 시간은 길었다. 이제는 배워야 할 시간이 오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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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디스나

2026.06.28 09:54:3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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